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시골 우체국에서-김필녀 밤을 새워 썼던 편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비가 오고 함박눈이 쌓이고, 다시 라일락이 피는 동안 더욱 견고해지던 사랑은 어느 하늘아래 빈 가슴 쓸어내리고 있을까? 눈발에 써서 날렸던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앨범 속에 잠자고 있던 빛바랜 우표 더께로 붙여 다시 띄우면 길 위에 떨어진 추억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립고 보고픈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도 고이 봉한 편지 가슴에 품어 안고 우체통에 넣는 사람도 없는 시골 우체국에서는 여전히 우표를 팔고 크리스마스 씰을 판다 밤새도록 폭설이 쌓이고 창호지 문살에 국화 향기 피어날 때까지 발효되지 못한 채 묵혀두었던 사연을 적어 겨울잠에 취한 빨간 우체통을 깨워야겠다 얼마 전에 옛 은사님께 뭐 하나를 택배로 보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