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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잡설(雜說) 25

서편제(1993)-송화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로 이전 포스팅에 김수철을 다루면서 그가 담당했던 서편제 영화음악의 LP음반도 소개했다. -소장LP이야기31-김수철( https://lgy6203.tistory.com/333 ) 소장LP이야기31-김수철 작은 거인이라고도 불리웠던 김수철의 LP음반들이다. 김수철은 밴드로서, 솔로 가수로도, 작사 작곡가로도, 배우로도 활동했던 다재다능의 뮤지션. 김수철의 시작은 록 밴드로 하드록 사운드를 lgy6203.tistory.com 나이를 먹은게 자랑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동안 안 보이는 것을 보게 한다. 세월이 지나서야 얻은 감동들. 철없던 시절에는 보지 못한 것들이 가끔씩 보이는데 서편제, 이 영화도 그 중의 하나이다. 생각난 김에 다시 한 번 보고 쓰는 영화 서편제에 대한 이야기. 개봉 당시에 바로 서편제 영..

인연이 없으면 아픔도 없다-내츄럴 시티(2003년)

"R과 함께 했던 시간 652일 앞으로 볼 수 있는 시간 78시간 12초, 11초... 몇 일 남았어? 니 수명 말이야. ....3일 리아야... 3일 뒤에 우린 무요가를 타고 있을 거야. 기억도 추억도 없는 곳으로 가는 거야. 추억이 없으면 고통도 없으니까" 내츄럴시티라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나오는 자막이다. 나는 이 구절 뒤에 한 줄을 더 보태고 싶었다. "인연이 없으면 아픔도 없다" *내츄럴 시티(Natural City), 2003년 제작(감독 : 민병천) 오랜 기획과 긴 제작기간.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망작(亡作)이 되어 버린 SF영화. 영화를 보면 만드느라 참 고생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개인적인 평은 블레이드러너의 한국판을 꿈꾸었던 것 같고, 한국영화에서는 드문 사이버펑크 분위..

클래식(The Classic , 2002)- 순수한 시대의 때 묻지 않은 사랑

사랑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물론 본질은 변하지 않겠지만 표현방식이나 곡절은 다른 양상을 띤다. 어쩌면 이 영화는 순수한 사랑의 정식과 그 순수한 사랑의 마지막 정통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 하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클래식인가. 날이 선선해지고 바람결도 살랑살랑해지자 슬슬 가을병이 도진다. 더운 계절에는 못 느낀, 이상한 감정들. 이 바람따라 올해도 바로 가버리겠지 하는 애상도 벌써부터 생기기 시작하고. 선선해지는 바람의 변화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클래식이란 영화를 다시 봤다. 영화는 워낙 유명하니 소개는 생략하고(다음 영화소개 데이터베이스 참고) 클래식 The Classic , 2002 제작 감독 : 곽재용 출연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이기우 https://movie.daum.net/moviedb..

60년대 추천 한국영화-오발탄(1961), 안개(1967), 휴일(1968), 수학여행(1969)

슬쩍슬쩍 보던 영화가 어느 새 자세를 가다듬게 하며, 하던 일을 멈추고 제대로 정주행하게 한다. 추운 겨울 밤 한 가운데, 그 한기보다 더 서늘하게 다가왔던 영화들. 영화를 본 후, 한밤중이라 갑자기 허기져 라면 하나를 끓여 먹는데 면발 사이의 김따라 그들의 모습이 영화처럼 맺혀 울컥했다. 한겨울, 그 냉기보다 더 외로운 삶이 그곳에 있었다. 수십편의 옛날 한국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전편에 이야기 했고, (1950~60년대 옛날 한국영화를 보다 https://blog.daum.net/lgy6203/250) 1950~60년대 옛날 한국영화를 보다 황량한 산하. 어디인지 알수 없는 거리들. 그 배경들 사이로 낯간지러운 대사들. 남녀가 만나면 곧 이어질 듯한 나 잡아봐라. 5~60년대, 그들의 낭만과 꿈, 아..

1950~60년대 옛날 한국영화를 보다

황량한 산하. 어디인지 알수 없는 거리들. 그 배경들 사이로 낯간지러운 대사들. 남녀가 만나면 곧 이어질 듯한 나 잡아봐라. 5~60년대, 그들의 낭만과 꿈, 아픔, 희노애락이 흑백의 어두운 화면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나를 반세기 전 옛날로 초대한다. 개인적으로 아주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할 일이 생겼다. 크게 신경쓸 일도 없고 부담도 없는 아주 단순반복적인 일. (그러나 양은 많아 시간은 잡아 먹는다) 그냥 컴퓨터 앞에 주구장창 앉아서 하면 되는데 그걸 무상무감하게 하는 것은 왠지 시간이 아까울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일반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하는데, 이번에는 한번 그동안 못보았던 고전영화와 함께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집중해서 할 일도 아니고 곁눈질하며 해도 충분한 상태라 ASM..

한여름에 다시 본 겨울여자(1977년작)

똑바로 보세요. 선생님. 도망치지 말고요. 인간의 거짓없고 순수한 욕구를 그때문에 억눌러야 할 만큼이요. 왜? 보다 중요한 사실보다 중요하지 않은 사실만 보려고 그러세요. 진실을 눈앞에 두고도 그걸 보지 않으려는 바보여요. 왜 진실을 똑바로 보지않고 피하려 하세요. 그건 관습일 뿐이여요. 미각같은 거. 하려고만 하면 길들일 수 있어요. 무더위가 다른 해보다 빨리 찾아와 벌써 후끈한 날. 그 한여름 밤에 겨울여자 영화를 찾아봤다. 갑자기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조해일 작가의 별세소식을 들어서이다. 겨울여자는 김승옥 각색, 김호선 감독의 1977년 제작된 장미희, 신성일, 김추련 등이 출연한 영화다. 조해일의 베스트 셀러 소설 겨울여자를 원작으로 했다. 당시 최인호, 조선작, 한수산, 박범신 등의 감각있는 ..

Ce que le jour doit à la nuit(What the Day Owes the Night)

"사랑하였으나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고 사랑을 시작하지 못했으나 영원히 사랑했던 사람, 유일한 사랑이였으나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의 아픈 서사" 세 끄 레 쥬르 드와 라 뉘 Ce que le jour doit à la nuit 2012 (영어제목 : What the Day Owes the Night) 말이 이상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연인의 로맨스이다. 어떡하다 알제리에 대해서 검색하다가 알제리독립전쟁을 살피는데 그 배경을 소재로 다룬 영화의 글을 읽었다. *프랑스 영화 속 알제리 노래-영화 Ce que le jour doit à la nuit by Massoud Jun Apr 17. 2019 (https://brunch.co.kr/@massoudjun/6) 포스팅에 소개된 줄거리를 보니 괜찮은 영화같았고, ..

토끼 울타리 (2002) Rabbit-Proof Fence

그냥 아이는 집에 가고 싶었다. 아이는 그냥 엄마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는 9주동안 무려 1500마일(2,400Km)을 걸었다. 토끼울타리는 그런 아이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영화이다. 나오는 건 꾀죄죄한 호주원주민 아이 3명의 무덤덤한 발걸음. 쟝르가 어드벤쳐드라마라고 하지만 이영화에는 그런 대단한 어드벤쳐의 장면은 없다. 그냥 걷고 또 걷는, 추적자들을 피해 집으로 가는 어린 애들의 힘겨운 발걸음만 있을 뿐.. 백호주의에 의한 인종교화정책. 과연 우월한 인종은 있는걸까? 문명과 미개의 기준은 누가 정했을까? 가족에게서 강제로 애들을 강탈하여 백인화(?)시키는게 선의라는 그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는 원주민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미개 원주민들은 그들 자신으로부터도 ..

동사서독 (1994) 東邪西毒 Ashes Of Time

난 할 일이 없을 땐 백타산쪽을 바라보았다 옛날에 그곳엔 날 기다리는 여인이 있었다. 취생몽사는 그녀가 내게 던진 농담이었다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녀는 전에 늘 말했었다 '가질 수 없더라도 잊지는 말자'고... 난 매일 같은 꿈을 꾸었고 얼마 안 가서 그 곳을 떠났다 동사서독을 리덕스판으로 다시 봤다. 15년 전인가에 처음에 접했을때 그냥 나를 멍하게 만들었던 영화. 볼 때마다 감탄했던 영화-역시 이번에도 보고나서 멍했던 영화. 이 영화는 무협영화일까? 멜로영화일까?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력과 영상미가 그대로 응축된 동사서독. 모든게 절제되어 있는듯 하면서도 장면장면 하나하나가 다 꽉 짜여진 구성으로 하나의 빈틈도 없이 다 채워진 듯한 영화 인간의 오욕칠정을 이렇게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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