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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너머 어렴풋한 기억을 만나다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이번에 그 창문을 넘어가보니 지워지지 않은 기억들이, 창문밖에 있던 옛날이 내 가슴에 미적미적 쑥스럽게 고개를 들이민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다고, 세월은 가도 사진 속의 사람들은 어제인듯 나를 보고 팔장를 낀다. 언젠가는 한 번 해야되겠다는 일을 이번에 했다. 앨범에 있던 과거 사진들의 스캔. 필름시절 이런 저런 사연들로 찍어 앨범에 있던 사진들을 이번에 큰 마음먹고 다 스캔한 것이다. 2003년부터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거라 그전까지의 사진들 스캔. (대략 유아때부터 30대까지, 어찌보면 한세기 전 20세기의 유물이다) 2002년 남미여행까지가 필름카메라로 찍고 인화한 마지막 스냅인듯 하다. *최초의 내 얼굴 -내 사진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다. -어머니와 ..

*기억의 저편 2020.11.22

무안(조금나루) 신안(천사대교/팔금도/자은도)

*무안군 조금나루 신안군에 진입하기 전 하루를 묵었던 무안군의 조금나루. 지도상에 실날같이 쭈빗 삐져나온 막다른 해변의 아주 조그마한 동네 포구인데 이곳에도 캠핑족이 3팀이나 있었다. 바야흐로 캠핑이 붐인가 보다. 여기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천사대교 전에 송공항에서 길이 끊겨 언제 저 섬들을 가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드디어 다리가 개통되어 신안군 깊숙히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다리 엄청 길다. 구간단속이 있어 60Km로만 가 더 길게 느껴지는 듯. *기동삼거리 벽화(암태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 벽에 본인들의 초상을 그린 거라는데 평범할 수도 있는 벽화가 나무와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그런데 대로변에 뜬금없이 그려져 있어 좀 생뚱맞다. *김환기 고택(안좌도) 한국의 대표적인 추..

신안(반월도/박지도)-문브릿지와 퍼플교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너고, 계속 다리를 건너고 또또 건너고, 그리고도 또또또 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반월도와 박지도. 보라색 치장과 퍼플교라는 경관이미지로 슬슬 사람발길이 잦아지는 섬. 나는 도대체 이 섬을 보기 위해 몇 개의 다리와 섬을 지나왔나?(아마 6개) *문브릿지(두리-반월도) 이번에 가보니 기존의 퍼플교에 문브릿지가 새로 지어져 섬을 순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부터 시작. 올 8월부터 이용요금이 생겼다. 3000원. 보라색의 옷 등을 입고 오면 무료. *퍼플교(반월도-박지도) 원래는 반월도 해안도로를 한바퀴 돌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다 싶어 바로 박지도로 연결되는 퍼플교로 직행. 문브릿지는 부표교처럼 얕게 되어있는데 퍼플교는 해상목교로 기둥이 더 높다. *퍼플교(박지도-두리)..

꿈이라....?

얼마 전 늦은 밤에 사회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달빛 아래 강가를 걷다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는데 , 후배가 푸념같은 걸 늘어놓았고, 나는 세상 초탈한 듯한 대답을 한 듯 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거의 그놈이 이야기 하고 나는 거의 듣기만) 갑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형은 꿈이 없소? 그러며 자신은 아직 꿈을 버릴 수가 없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마음을 비운 듯한 대답을 주로 해서 그런 질문을 던진듯 하다. 꿈이라....... 통화 후 밖을 나가 보니 정말 달이 밝았다. 몇 년 전, 아마 한 7년 전 쯤인 거 같다(정확하지는 않다) 이날도 늦은 밤에 또 다른 사회후배 하나가 찾아왔다. 뭔가 잘 안풀리면 찾아오는 후배인데 이번에는 여자문제이다. (늦은 나이인데 미혼. 비혼주의자는 아..

*일상과 생각 2020.09.24

원주 섬강하류, 남한강 주변 / 제천 백운면

*보륜사 임도 1일 1임도를 실천하기 위해 가벼운 코스로 하나를 잡았다. 보륜사 못가 우측 임도를 통해 문막 반계로 이어지는 코스. 크게 험하거나 길지도 않고 워밍업하기 좋은 가벼운 임도길. *반계리 저수지와 은행나무 문막쪽으로 나오니 저수지에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찾아가는 길이 복잡했던 반계리 은행나무(수령 800년이 넘는다는 천연기념물) -멀리서 보면 한그루인데 가까이서 보면 2그루 이상이 뿌리가 붙어 한 몸이 된 듯 하다. *섬강 하류(문막) 첫 날의 메인코스로 잡았던 곳. 강변으로 금계국과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절경이라는데 도착해 보니 때가 늦었다. 조금 꽃들이 그럴듯 한 것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만든 카메라 트릭이다. 그래도 아쉬워 꽃들은 대부분 지고 잡풀만 무성한, 광할한 습지를 이리저..

한여름에 다시 본 겨울여자(1977년작)

똑바로 보세요. 선생님. 도망치지 말고요. 인간의 거짓없고 순수한 욕구를 그때문에 억눌러야 할 만큼이요. 왜? 보다 중요한 사실보다 중요하지 않은 사실만 보려고 그러세요. 진실을 눈앞에 두고도 그걸 보지 않으려는 바보여요. 왜 진실을 똑바로 보지않고 피하려 하세요. 그건 관습일 뿐이여요. 미각같은 거. 하려고만 하면 길들일 수 있어요. 무더위가 다른 해보다 빨리 찾아와 벌써 후끈한 날. 그 한여름 밤에 겨울여자 영화를 찾아봤다. 갑자기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조해일 작가의 별세소식을 들어서이다. 겨울여자는 김승옥 각색, 김호선 감독의 1977년 제작된 장미희, 신성일, 김추련 등이 출연한 영화다. 조해일의 베스트 셀러 소설 겨울여자를 원작으로 했다. 당시 최인호, 조선작, 한수산, 박범신 등의 감각있는 ..

1980년 5월의 광주 : 나는 그곳에 있었다

: 뭐든지 그렇겠지만 세월따라 기억은 희미해지고, 과거의 많은 것이 잊혀진다. 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언젠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그 때를 한 번 기록해 보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못했다. 이 기록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사람의 지극히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일상의 회고이다. *5월 1일 : 광주일고 개교기념일 개교60주년 행사로 학교는 들썩거렸다. 기념식과 동문선배들의 체육대회가 있었고 우리는 야외시화전 등의 행사를 했다. 중간에 단절이 있었지만 우리 써클 원시림의 전기멤버였던 윤재걸(동아일보해직기자. 한겨레신문 창간멤버) 선배와 선경식(유신헌법반대로 투옥. 나중에 국회의원) 선배 등 몇 분이 우리를 근처 궁전제과로 오라고 해 빵을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남..

*기억의 저편 2020.05.26

1,000명의 연주자와 함께 하는 떼창

드럼과 기타, 1000명이 연주하고 노래하며 떼창에 막춤으로 모든 공간은 광란의 도가니이다. 일사분란한듯 하지만 한가지도 똑같은 것은 없다. Rockin'1000-지구상에서 가장 커다란 록 밴드. 그 열광의 무대-일단 보자. *Smells Like Teen Spirit - Rockin'1000 That's Live Official Rockin'1000은 단일그룹이 아니다. 그때그때 참가자를 모집해서 한바탕 노는 것. 연주나 노래가 가능한 사람들을 그때그때 모아 한마디로 지지고 볶아 완전히 방전되게 하는 것. 이것이 이들의 컨셉인듯 하다. 보면 즐겁다. 그리고 행복해 보인다. *Seven Nation Army Rockin'1000 That's Live Official 코로나바이러스로 다들 의기소침하고 사회..

당신들을 구원할 자는 이들이다

종교에서는 구원이라는 것을 미끼로 신도들을 모으는 것 같고 신자들은 구원에 목말라 어쩔 줄 모르는 것 같다. 구원이 약한 인간을 위로하고 미래에 대한 위안이 되고 그것을 매개로 종교는 번성하는 것 같고 요새는 구원이라는 것이 물질과 많은 부분 결합되어 내세에서의 구원이 아닌 현세에서의 기복으로 나타나는 듯 싶다. 코로나19 문제가 쉽게 가라 앉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러다 말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그동안의 양상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나는 사스나 메르스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는데. 코로나19는 지금까지만 봐도 그동안의 양태를 뛰어넘는, 무척 특별한 상황이고 많이 불편하게 하는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는 이전의 감염병에 비해 수준만 특별한게 아니라 신천지를 비롯한 기독교문제와 21대 4.15총선까지 겹쳐..

*일상과 생각 2020.03.15

어느 하루 눈꽃

올해 겨울은 큰 추위없이 무난하게 지나가는것 같다. 덕분에 추위를 잘 타는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 특별히 큰 눈이 내린 적이 없고, 어쩌다 내리는 눈도 금방 녹아 과연 이 겨울에 눈이 한번이나 오긴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 주말에 약간의 눈이 내리고 한파가 며칠 있을거라는 예보가 있긴 하지만 내 느낌에 이 역시 큰 문제없이 지나갈듯 하다. 그렇게 올해 겨울은 눈도 없고, 춥지도 않고, 맹숭맹숭하게 지나갈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맹숭한 채로 겨울이 지나가는 것 같으니 뭔가 좀 그렇다. 말로 표현하기 그런데 조금은 심심하달까. 꼭 권태로운 인생의, 하품같은 단조로움이 계절에도 묻은듯 하여 한편으로는 참, 재미없는 계절이구나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러고 보니 함박눈 소담하..

*기억의 저편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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