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한겨울 한남대로에 내린 폭설과 군중들-
갑자기 내린 눈밭에 꽃들이 피었다.
혼란한 시대에 더 선연해지는 장면.
그들은 폭설과 하나가 되어 몰아지경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진기한 풍경들의 연속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이 겨울, 탄핵시국의 감동적인 장면들을
이렇게 늦으나마 시리즈로 포스팅 하는 것은
그 장면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여서다.
윤석열의 체포촉구를 위한 1박 2일 집중철야투쟁을
대통령관저 앞, 한남대로에서 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2025년 1월 3일부터 1월 4일까지.
그소식을 듣고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은 "미쳤나"였다.
내가 알기로는 한겨울 아스팥트 대로에서 대규모 대중집회를
철야로 한적은 없었다.
전편에 포스팅했던 남태령대첩의 경험이 이 시도를 한 것 같은데,
나는 이게 될까? 하는 생각과 주최측은 욕 꽤나 먹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에 이것은 과욕이라 생각하고
몇 명이나 참여하려나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됐습니다.
유튜브라이브로 확인해보니 한남대로에 사람들이 가득하였고,
계획대로 한밤중까지 집회가 이어지고 있었다.
*한남대로 야간 집회모습 (3분 02초)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남대로의 전차선을 확보하였다
-내가 방문하기 전의 영상인듯 하다
남태령대첩을 라이브로 보면서 못가봐 아쉬웠는데
이곳은 사무실에서도 가까워 한 번 가봤다.(차로 5분 정도 거리)
집에 들어가기 전, 새벽에 2시간 정도 있었는데
그들의 열정과 열기는 한겨울의 추위를 그대로 날려버리고 있었다.
방문하여 사진을 찍은 시간이 새벽 5시 쯤인데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지치지 않고, 구호와 발언, 춤과 노래를 해대고 있었다.
-영상과 눈내린 모습이 포함된 사진 외에는 모두 본인 직촬사진이다.
그 생생한 장면을 실제로 목도하니 그저 경이롭기만 했다.
*한남동의 밤샘 농성 현장 (4분 15초)
-밤샘집회 중에 시민들의 기부와 지원은 끊임이 없었었다
-아래 영상에 나온 지원은 일부분이고,
각종 푸드트럭과 난방버스까지 시민들이 보내주었다.
나도 그 중 어묵과 떡, 커피를 얻어 먹었다(감사)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사람들은 제대로 분노했나 보다.
거의 극한으로 자신들을 던지며 사람들은 분투하고 있는듯 싶었다.
이런 풍경을 또 다시 볼 수가 있을까 하며 돌아왔다.
그들에게 미안해 하며..... 아~, 이게 되네.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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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철야 후 2일차 토요일의 한남대로 시위규모는 더 커졌다.
결국 1박 2일은 2박 3일로 늘어났고,
토요일 광화문집회인원까지 합류하여 철야인원은 더 불어났다.
이날도 새벽에 한 번 가볼까 했는데 눈이 슬슬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눈때문에 곧 해산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방문계획 취소.
그냥 집으로 가서 잤다.
그런데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일어나 상황을 확인하니 평생 못 볼 감동적인 장면의 사진이 떠있었다.
*밤새 폭설에도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킨 사람들 (2025.1.4~5) -1분 04초
그 눈발속에서도 그들은 흔들리지 않고 투쟁을 이어간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만한 장면이,
아니 어떤 영화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장면이
눈내리는 한남대로에서 펼쳐진 것이다.
입에서 아, 졌다란 소리가 저절로 나오며 경탄해 마지 않았다.
그들에게 이제 두려움은 없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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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도 막을 수 없다! '키세스단'의 춤과 노래 그리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3분 22초)
가슴을 찡하게 한 폭설 속의 농성.
그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일요일 저녁때 한남대로를 다시 방문했다.
3일째 저녁무렵인 이때도 역시나 사람들 엄청나다,
오후 5시쯤 갔다가 8시쯤 철수하였는데 사람들이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결국 1박 2일로 계획된 집회는 3박 4일로 연장되었다.
은박담요까지 뒤집어 쓰고 폭설의 한남대로를 지킨 그 군중들을
사람들은 키세스군단이라고 불렀다.(키세스쵸코렛 모양과 닮아서)
폭설마저 이겨낸 초현실적인 풍경.
예기치 않은 시대상황이 이렇게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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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설탕 뿌린 키세스˝..춥지만 춥지 않았던 '그 밤' [뉴스.zip/MBC뉴스] (4분)
눈발내리는 그 도로에서 이들은 무슨 깡으로 버텼을까?
누워서라도 그 자리를 지키며 눈사람이 되었던 그들.
한겨울의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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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도 의연한 당신들.
그 힘듬에도 미소를 잊지 않고, 춤추고 노래하는 그대들의 열정에 영광있으라.
눈발도, 추위도,어둠도 다 이긴 그날의 당신들.
아무 것도 막을 수 없는 그대들의 소망과 구호에 승리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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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에도 한남대로를 지켜낸 키세스단에 바치는 영상 (2분 30초)
*새해 첫 주말부터 한남동 철야 시위하는 브이로그 (27분)
-광화문집회에서 시작하여 한남동 철야농성까지 합류한 시민의 유튜브.
-소소하지만 그 밤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개인 브이로그라 링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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