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원주에 있는 친구에게서 오랜만에 문자가 왔다.
딸이 첫 정규앨범을 낸다고.
어라, 그런데 이름이 '쓰다(Xeuda)' 란다.
바로 전화를 했다.
나 : 야! C8. 쓰다(Xeuda)가 니 딸이었냐?
친구 : 어, 그래. 어떻게 쓰다(Xeuda)를 알고 있었냐?
나 : 그럼. 블라블라........어쩌고 저쩌고.....
쓰다(Xeuda)가 친구 딸이었다니......
서로 자식들 이야기를 안하다 보니
이 친구에게 자식이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빠른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자식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동안 이 친구와는 한 번도 자녀애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나는 이 친구가 자식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쨋든 이 친구의 딸은 싱어송라이터 "쓰다Xeuda" 이다.
내가 작년(2021년) 3월에 안 인디가수.
그때 내가 무척 좋아했던 싱어송라이터 "도마"가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다. 스물여덟 28세에.... 요절.
*도마-너는 너무 빨리 곧장 섬으로 갔네 / 그때 블로그에 포스팅한 거.
허한 마음에 도마의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하는데
도마와 합동공연을 한 가수 한명이 눈에 들었다.
"쓰다(Xeuda)" 라고 했다.
음색이 특이하고 소박한데, 음유시인이 무언가를 읊조리는 듯 했다.
더 찾아보니 곡들이 요란을 떨지 않지만 가슴을 떨리게 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선율선율이 정제되어 리듬을 탄다.
몇 곡이 아니라 여러 곡들이 좋았다.
그래서 모든 곡을 찾아 들으며, 유투브에 올라온 공연을 전부 보았다.
"가시, 어떤 날, 서울의 밤, 나의 그림자를 안아주세요, 남겨진 것들,
바람이 부는 대로, 그리고 나는 댄스, 어떤 벌레, 악몽, 불똥.....등등등"
인디가수들의 곡은 몇 곡 좋다가 마는 경우가 많은데
"쓰다(Xeuda)"의 곡은 편차없이 거의 다가 좋았다.
그리고 서사와 감정의 일관성이 있었다.
좀 청승 맞은듯 하지만 그렇다고 신파적으로 배설하지는 않고,
절제된 감정으로 여리게,
저음의 감미로움으로 끊임없이 속닥거린다.
*[M V] Xeuda (쓰다) - A Certain Day (어떤 날)
*[아날로공live] 쓰다 - 서울의 밤
*쓰다선 (xeuda.sun) JUST LIVE 바람이 부는 대로
-JTBC 드라마 "검사내전"의 OST
그후로 관심을 두고 애정하며, 쓰다(Xeuda)의 음악들을 듣고 있었는데
애가 친구의 딸이었다니....
그 소식을 듣고 쓰다(Xeuda)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 친구 마누라의 얼굴이 보인다.
마누라 이름이 선희인데 아마 세종대 국문과 출신일 거다.
"도마"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당연히 그녀(도마)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도마"와 "쓰다(Xeuda)"는 학교 선후배로 집에도 오가는 사이였다고 한다.
진작에 알았으면 함께 식사라도 한 번 했을텐데
한 명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니 참, 아쉽다.
아래 영상의 25분 20초 부분부터 둘이 공연하는 모습이 나온다.
*[PLAYSTAGE] 펑펑펑 - 대신 울어드립니다 2부 쓰다선
-밴드로 공연하면 그룹명을 쓰다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왼쪽 검은 옷이 "도마" / 오른쪽 하얀 옷이 "쓰다(Xeuda)"
정규1집 발매기념으로 홍대상상마당에서 11월 19일 공연을 한다고
친구가 같이 가자는데 갈지 안갈지는 모르겠다.
전에 애정한 인디가수의 소규모 콘서트를 갔는데
나이 차가(가수도 관중도) 너무나 많아(50대인 나 혼자와 나머지는 전부 20대)
이상하게 어색한 기분이 든 이후로 공연장을 찾아가지는 않는다.
특히 인디가수들의 공연장은 작은 공간이라 더 눈에 띄어
마음은 있는데 못가는 것 같다.
더구나 어린 가수들의 공연에 가는 것은 이제는 많이 멋쩍다.
만약에 가게 된다면 다시 한 번 포스팅하기로.
*싱어송라이터 쓰다 Xeuda 유투브 채널
시간나는 분들은 아래 라이브 공연을.
생각해 보니 제비다방은 인디가수들의 요람같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가수들의 곡을 찾다보면
꼭 제비다방 라이브가 걸리는 걸 보면은.....
*쓰다선(XeudaSun)_제비다방컴필레이션2019 2020 LIVE
'*음악과 사담(私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강변의 밤-내 가슴에 달이 있다(인디언 수니) (0) | 2024.10.20 |
---|---|
사람에게...박인희. 그리고 돌밥 (0) | 2024.05.02 |
아버지를 위한 노래 (0) | 2022.03.30 |
모두들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0) | 2021.10.31 |
그 맑았던 눈빛 달빛 술잔을 위한 2020년 마지막 날 노래-Спасибо(스바시바) (0) | 2020.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