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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담(私談)

모두들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리매진 2021. 10. 31. 04:35

이승철-무정(열한번째 엄마OST)
서울의 달(쓰다 & 김이슬기)
서울의 달(김소영)

"얄미워. 씨발. 지는 잘 살면서 
슬픈 노래는 저렇게 잘하고 지랄이야"

열한번째 엄마라는 2007년작 영화가 있다.
김혜수가 완전히 망가져 나오는 처연한 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767 

 

열한번째 엄마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당시에 보지 않은 것으로 보아 히트친 영화는 아닌 것 같고,
어떡하다가 그 영화를 이번에 보는데 김혜수가 극중에서(55분 정도에)
가수 이승철의 영화삽입곡 무정을 듣다가 위의 말을 뱉는다.
"얄미워. 씨발. 지는 잘 살면서 
슬픈 노래는 저렇게 잘하고 지랄이야"

               *이승철-무정(열한번째 엄마OST)

 


참 많이 힘들어요. 정든 그댈 떠나가기가
단 하루도 참아내지 못한 채 이렇게 난 슬피 울고 있죠
세월은 흘러 사랑도 가고 아팠던 기억도 멀어지는데
사랑은 왜 하늘아래 내 삶의 끝에서 헤매이는지
기억해 줘. 너의 가슴에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는걸
또 나는 왜 그리워해 그렇게 힘들게 아파했는데
사랑인 줄 알고 있었어
끝끝내 널 버릴 수 없었다는 걸
참 많이 힘들어요. 다시 그댈 사랑하기가
아직 내겐 이별의 시간들이 힘에 겨워 아파하나봐요

그대 그리운 그 앞에서는 이유없는 눈물 남겨지는데
사랑은 왜 하늘 아래 내 삶의 끝에서 헤매이는지
기억해줘. 너의 가슴에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는걸
또 나는 왜 그리워 해
그렇게 힘들게 아파했는데 사랑인 줄 알고 있었어
끝끝내 널 버릴 수 없었다는 걸

참 많이 힘들어요. 다시 그댈 사랑하기가
아직 내겐 이별의 시간들이 힘에 겨워 아파하나봐요
힘에 겨워 아파하나봐요

 

거의 막장 인생을 살아가는 영화속 김혜수의 처연한 넋두리.

"얄미워. 씨발. 지는 잘 살면서 
슬픈 노래는 저렇게 잘하고 지랄이야"

김혜수는 자신의 비참한 삶에 버거워 하고 있는데

행복한 놈(가수 이승철)이 저리 애절한 노래를 슬프게 부르니

순간 배알이 꼴려 이말을 한 것이다.

김혜수는 힘들다는 말도 하기 힘든 상태.
그 끝에서 무심하게 단말마처럼 나오는 그 소리가
뭔지 모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위 사진이 그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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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다가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 곡이 나에게도 있다.
인디가수 쓰다(가수명이 "쓰다"이다)가
치장한다고 했지만 허름한 카페에서 듀엣으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 만으로 소박하게 노래를 불렀다.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담담하고 정갈하게 소화해 참 마음에 들었다.
모르는 곡이어서 찾아보니 "서울의 달" 이란 곡이었다.

 

                 *서울의 달 : 쓰다 & 김이슬기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텅 빈 방 안에 누워 이 생각 저런 생각에
기나긴 한숨 담배 연기
또 하루가 지나고 하나 되는 게 없고
사랑도 떠나가 버리고
술 잔에 비친 저 하늘의 달과 한 잔 주거니 받거니
이 밤이 가는구나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가끔 비가 내리면 구름에 니 모습이 가려
어두운 거리 또 쓸쓸해지네
텅 빈 이 거리 오늘도 혼자서 걸어가네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슬픈 추억 안고 사는구나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이 친구들의 곡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김건모의 곡.
그런데 김건모의 원곡에서는 "쓰다"가 부르는 것처럼 그런 감흥이 안 생겼다.
꽤 유행했는듯 다른 사람들도 여러명 커버곡으로 불렀는데
위의 곡처럼 그런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중에 눈에 띈게 MBC 김소영 아나운서가 부른 것이었다.
예쁘고 똑똑한게 노래마저 잘하네.
다 가진 것 같은 여자애가 이런 감정을 소화해내구나 하며,
위의 영화속 김혜수가 뱉은 말과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서울의 달 : 김소영


그렇다고 김소영 아나운서를 조소했던 건 아니다.
미모에 학벌에 메이저방송국 아나운서에
(내가 알기로는 인성도 개념도 바르다고 들었다) 
세속적으로 거의 부족함 없는 사람도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다 외롭구나 하는 생각.

 

그래 모두들,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삶은 어쩌면 누구나 그런 가슴 안고 사는 고행인지도 모르겠다.
씨발. 누구는 잘 사는 것 같아 얄밉지만 
다들 슬픈 노래 속의 가사처럼 힘에 겨워 아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