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없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추천영상이
"사람에게...박인희"가 뜬다.
박인희의 노래는 거의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제목이다.
반가움에 클릭했는데 시낭송이다.
찾아보니 곧 80대에 접어드는(1946년생) 박인희가
"김어준의 뉴스공장-겸손은 힘들다. 금요음악회(2024. 4. 26)"에서
처음(?) 낭송한 영상클립이었다.
자작시 <사람에게> 낭송과 <모닥불>을 불렀다.
괜히 들었다.저절로 코끝이 시리고 울컥해졌다.
소박한 음따라 만난 선한 사람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사람에게 - 박인희(시 / 낭송)
사람은 많아도
사람같은 사람 만나기 어려운 세상에서
사람 냄새나는 한사람을 만나고 싶다
묵묵한 산 어진 숲
바다의 숨결을 지닌 착한 한사람
마지막 그날 나의 뼈를 묻고 싶은 부드러운 흙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물이 되어 그의 혼 속으로 스며들고 싶다
시낭송의 시그널음악이 내가 좋아하는 <돌밥>이란 곡이다.
가사나 음도 별거 아니고(심지어 제목마저 촌스럽게 돌밥이다),
박인희 곡 중에서 크게 히트한 곡도 아닌데,
나는 이상하게 이 노래가 좋았다.
오늘 잡스러운(?) 연주 다 빼고 기타반주만으로 들으니 더 좋다.
몇 번인가 좋다를 연발했다.
시낭송보다 배경음악에 더 집중했다.
윤영준(기타) 한종면(기타, 하모니카)의 반주라는데 mr도 나왔으면 좋겠다.
여린 기타선율, 담백한 리듬의 <돌밥>을 배경음악으로
곱게 늙은 은발의 여인네가 조용히 낭송하는 시 <사람에게>.....
아~~~ 좋다.
*돌밥-노래 박인희 / 작사 박건호 / 작곡 박인희
내가 지은 밥엔 돌이 많아서
모두들 먹지 않고 일어서듯이
내가 보낸 웃음엔 답하지 않고
어디론가 저 멀리 떠난 사람아
오늘은 아무 말도 하기 싫은데
바람아 무엇하러 찾아 오느냐
내가 보낸 웃음엔 답 하지 않고
어디론가 저 멀리 떠난 사람아
*소장LP이야기2-가장 오래된 앨범(박인희) https://lgy6203.tistory.com/298
박인희는 위에 링크처럼 기존에 포스팅한 적도 있었는데
메가히트한 곡도 다 이상하게 소품(?)같다.
소품(?)의 미학이랄까?
<돌밥>처럼 상대적으로 잘 안 알려져있지만
<물긷는 여인> <어느 여름날>등의 곡들도 무척 애정했다.
그러고 보니 <돌밥>을 박인희도 무척 좋아했나 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박인희 LP앨범 중에 <돌밥>이 수록된 것만 해도 3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곡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을 나는 한번도 못 만났다.
박인희 스테레오 골든앨범 VOL.1(1972) SIDE A-2. 돌밥 |
박인희 세월아 * 봄이 오는 길(1974) SIDE B-4. 돌밥 |
박인희 고운노래 모음 VOL.3(1978) SIDE B-6. 돌밥 |
별거 아닌 것 같은 곡의 깊은 울림.
별거 아닌 것 같은 시에 별거 아닌 것 같은 곡이 어울려
사람을 한없이 상념에 젖게 하는 마법.
이 누님은 갑자기 찾아와 오늘 하루 나를 흔드나?
착잡한 마음에 시낭송과 <돌밥>을 무한반복으로 듣다가
아득해져 눈물이 나올뻔 했다.
이 아득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늘은 아무 말도 하기 싫은데
바람아 무엇하러 찾아 오느냐
내가 보낸 웃음엔 답 하지 않고
어디론가 저 멀리 떠난 사람아"
*돌밥-솔로데뷔 음반의 최초 버전 / 박인희 스테레오 골든앨범 VOL.1(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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