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사진을 다시 보다 보니 아이들을 찍은 게 꽤 된다.
다른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정색하고 찍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다니다 뭔가 감정을 자극해서 찍었을 것이다.
그 감정이 이제 와서 다 살지 않지만 뒤늦게 아이들 사진만 한 번 모아보았다
*마날리
죽음(?)의 1박2일이라는 레까지의 여정을 앞두고 워밍업했던 북인도쪽 히말라야 바로 아래 동네.
고산병과 힘든 고산코스을 앞두고 있으니 너무 돌아다니지 말고 힘 비축하라고 했지만
언제 다시오랴 싶어 주변을 빨빨거리며 다니다 본 아이들.
강따라 트래킹 하다 만난 아이.
이곳은 돌을 기계로 깨는 것 보다 사람이 망치질로 깨는게 비용이 덜 드나보다.
가족이 그곳에서 숙식을 하는 듯 옆에는 움막같은 가설집이 있고,
어린 남매가 그 돌더미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쳐다본다.
여자애의 똘망한 눈과 단아한 표정에 반해 부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참을 놀았다.
-무표정하고 감정표시를 잘 안하는 아이였지만, 아이의 눈을 보면 한없이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민가가 거의 없던 길을 한참 걷다 산아래 따악 하나있는 오두막을 만났다.
외딴 가옥의 마루에서 공부하던 아이을 보고 먼발치에서 사진을 슬쩍 찍었는데
애들이 호기심을 보여 찍은 사진을 작은 액정으로나마 함께 보며 놀았다
꽤 긴 거리를 걸어 피곤했던 참이었는데 나에게는 휴식이되었고
그애들도 심심하던 참이었는지 친근함을 표해 잠깐이나마 서로가 유쾌한 시간이었다
마날리에서는 머무는 내내 지겹도록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불편해서 왜 이렇게 계속 비가 내리느냐고 그러니 현지인이 한마디로 정리한다-몬슨이잖아요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연례행사여서 적응하고 사는 듯 하다.
비를 피해 가게 처마 앞에 서서 거리를 구경하는데
내 앞의 어린 애가 동생을 챙기며 의젓하게 행동하는 게 마음에 들어 찍었다.
우리의 동네 골목길에는 이제 아이들이 없다.
어렸을 때는 모두들 시시때때로 골목에 나와 다들 어울려 놀았는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골목길에서 아이들은 사라졌다.
그런데 마날리에서는 아직도 우리 어린 시절처럼 동네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왁작지껄 함께 논다.
그 정겹고 추억어린 풍경이 반가워서 동네구경하며 노는 아이들을 찍어본 거.
아래 사진들은 소도 지나다니는 동네 주골목 부근 약 100m 반경에서 본 아이들 모습이다.
이게 무슨 놀이일까? 어렸을 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한 놀이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땅따먹기? 우리는 마당에 줄을 그어놓고 돌을 발로 밀며 다리를 이용해 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을 모르겠다.
애들은 마당에 있는 넙적한 돌의 경계를 우리가 줄친 것처럼 구획삼아 하는데
아주 어렸을 때 보았던 거라 하는 방법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우리와 비슷한 방식인 것 같았다.
아이와 성인이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 이렇게 북 비슷하걸 치며 신나게 논다
-가족관계는 아닌 듯 한데 둘이 박자를 잘 맞춘다
곱슬머리 청년이 여행왔다가 아이에게 가르쳐 준 것 같기도 하다
주변 사원으로 놀러나온 듯한 부부와 아이의 다정한 모습
-소박한 한 가족의 나들이다
몇 번째 검문소인지 모르겠다.
고산증세와 불면의 밤, 험한 길로 정신도 몸도 만신창이 되어있을 때
히말라야 중턱의 검문소 마을에서 본 아이.-아이라기에는 좀 크다.
뭔가 답답한지 먼 저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현실을 떠나고픈 소녀처럼 보여 슬쩍 찍었다.
다른 세계를 보고 싶어 나역시 떠나왔지만 이 아이도 뭔가 다른 세계를 꿈꾸는듯 하다.
어쩌면 늘 낯선 세상을 동경했던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라다크
개울가에서 빨래하던 분들과 그런 엄마 뒤에서 물끄러미 앉아있던 한 아이.
그리고 레 시내의 저녁풍경을 찍는데 자기들 찍는 줄 알고 다가와 이렇게 재밌는 표정을 지어주던 아이들
-애들 특유의 천연덕스럽고 개구진 행동에 순간 마음이 녹아든다.
하늘호수 판공초에서 만난 아이-뭔가 사연이 있는 듯 계속 호숫가에 둘 만이 배회한다
남매지간인듯 한데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시 봐도 둘만 있고 부모는 보지 못했다.
서늘하고 당찬 여자 애에게서 이상한 신비감이 돈다
그리고 호수주변에서 노는 또 다른 아이들의 모습
판공초는 사진을 찍으면 뭐든 그림이 되고 그럴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참으로 이상한 곳이다
레에서 스리나가르 가는 우리의 로컬버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던 유목민 아이와
길이 무너져 뚫릴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다 눈에 뛴 소녀
-나름 멋도 부릴 줄 알고, 스스럼없이 대해주는데 뭐 말이 통해야지
(그냥 씨익씩 웃다 사진이나 찍었다)
*스리나가르
테러와 소요의 현장을 지나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달호수는 어디에 그런 일이 있느냐는 듯 평온하기만 했다.
저녁때쯤 되니 이곳 애들은 이렇게 호수로 나와 물장구를 치며 논다
숙소가 있는 골목길을 지나다 본 건물 위에 올라가 있던 아이
파손된 건물이 생활터전인듯 한데 지나가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왠지 세상의 무게를 이미 아는 듯 한 표정에 안스러웠다
*다람살라(맥그로즈간지)
달라이라마의 티벳망명정부가 있는 맥간의 초등학교 체육(?)시간
조국티벳의 슬픈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그저 밝고 천진스럽다.
맥간의 메인스퀘어와 박시시 가는 사이에 있는 산중턱의 우물에서 빨래하는 아이들
따악 가슴에 안기고 가면서 빠빠이도 해주던 박수폭포부근에서 보았던 아기와
해맑게 길을 가던 라마동자승들
*델리
인도 배냥여행자들의 집합소라는 빠하르간지 부근을 다니다 만난 아이들.
뒷골목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즐겁게 놀고
여행객들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무척 자연스럽게 대해준다.
또한 그 반면에 벌써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의 어두운 그림자도 보게된다.
노란옷의 아이는 일하다 잠깐 쉬는 듯 한데 우수어린 표정이 안타까워 슬쩍 찍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릭샤를 모는 파란옷의 아이-일한지 오래된듯 벌써부터 온 몸이 구리빛이다
*아이들의 나이 기준을 어디까지로 해야할지 모르지만
10대들도 내게는 다 애들로 보이니 일단 여기서는 청소년까지로 했다
*어느 곳이나 애들은 이쁘지만 이번에 본 애들은 다들 선도 뚜렷하고 특히나 예뻣다.
다들 너무 고생하지 말고 좋은 미래가 펼쳐지길.
그런 미래가 부디 이 아이들에게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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