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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주마간산/카라코람하이웨이따라

18.[파키스탄]페리메도우-베얄베이스캠프 트레킹/하산

리매진 2024. 8. 23. 23:38

베얄베이스캠프(Beyal Base Camp)

페리메도우에서 일반인도 갈 수 있는

랑가파르바트 중턱의 전진기지이다.

오늘은 거기까지 올라가서 점심먹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길은 빙하 옆의 언덕길과 침엽수림의 숲길, 개울을 넘나들며,

고도는 3,600m 정도로 꾸준히 올라간다. 

 

빨리 걸으면 바로 지치기 때문에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시간이 충분해 슬렁슬렁 걸어갔다.

코스가 크게 험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힘들었다.

저질체력 문제도 있지만 높은 고도탓도 있었던 것 같다.

파키스탄 청년들이 그런 나를 위로하며, 일부 구간을 함께 해주었다.

 

더욱이 이슬비도 계속 오락가락하여 우산쓰고 가느라

올라갈 때의 사진은 몇 장 없다.

아래 유튜브영상이 이 경로를 찍은 것으로

흐리고, 가끔씩 비오는 것까지 똑같아 참고로 링크한다.(4분 32초)

 

 

마침내 베얄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저 멀리 랑가파르바트 봉우리가 보이는데 흐린 날이라 뚜렷하지 않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아쉽다.

여기서 다음 고개를 넘으면 좀 더 전망이 좋은 뷰포인트가 있는데 험하고,

이후부터는 전문산악인들의 영역이라고 한다.

나는 그곳까지는 무리라 판단하고,

이곳 산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하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내려가려고 하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일행들은 그 빗속에서도 먼저 내려가고,

나는 지나가는 비일 것 같아 나중에 가기로 했다.

 

비어있는 산장의 난간에 앉아 한동안 비멍, 산멍을 했다.

이국의 고산에서 우중풍경을 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런 나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다른 산장의 파키스탄인이 짜이도 한잔 대접해 주었다.

 

비가 그치고 내려오는 길.

흐린 하늘이 맑아지며 풍경들도 슬슬 좋아진다.

그후에도 가끔씩 이슬비가 지나갔지만, 하산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중간쯤에 있던 휴식공간,

편의점과 카페에 쉼터의 기능까지 겸한

이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게이다.

 

다들 올라가며 찍은 사진들을 포스팅하는데

이 코스의 내 사진은 내려가며 찍은 것들이다.

원점회귀 코스라 올라가면서 걸은 길인데

이상하게 길이 낯설어 아까 그길이 맞나 의심하기도 했다.

보는 방향이 틀리고, 날이 개이며 풍경이 틀려지니 그런 것 같다.

 

계곡 위 절벽길에서는 빙퇴석(氷堆石. Moraine)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다.

빙퇴석은 빙하가 골짜기를 깎으면서 운반해 온 암석·자갈 및 토사 등이

얼음과 뒤섞여 있는 것을 말하는데,

동굴처럼 뚫어진 구멍에서 빙하수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2박을 했던 산장(BROAD VIEW Resort & Camping Sites)부근의 모습들.

숙소 테라스에서도 랑가파르바트가 보이고,

밤에는 여름인데도 싸늘해 모닥불을 피우고 불멍을 한다.

둘째 날에는 비까지 내린 뒤라 기온강하로 추웠다.

모든 옷 껴입고 양말까지 신은채 자야 했다.

 

2박 후, 좋았던 페리메도우에 아쉬운 안녕을 고하고,

첫날 하차했던 타투마을까지 되돌아 왔다.

여기서 다시 지프를 타고 그 아찔한 절벽길을 지나

라이코트브릿지까지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지프에서의 주행중 찍은 사진들.

올라갈 때는 뒷좌석 탑승으로 못찍었던 사진을

이번에는 앞좌석에 타 어느 정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차가 흔들리고 불안정해 대부분 실패하고 겨우 몇 장을 건졌다.

라이코드 브릿지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걸어서 올라오는 사람도 한 명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