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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주마간산/카라코람하이웨이따라

17.[파키스탄]페리메도우-지프 오프로딩과 승마트레킹으로 요정의 초원에 오르다

리매진 2024. 8. 21. 23:55

페리메도우(fairy meadow. 요정의 초원)는 독일 등반가가 명명한 이름으로.

랑가파르바트를 오르기 위한 베이스캠프 중 하나이다.

해발 약 3,300m의 고도에 위치한 초원지역으로

라이코트다리(Raikot Brige)에서 타투(Tattu) 마을까지

15km 길이는 2시간 정도의 지프 오프로딩으로,

타투에서부터 페리메도우까지 약 5km

다시 3~4시간 도보트레킹을 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2박 3일에 베얄베이스캠프까지 둘러보는 일정으로 올라갔다.

 

길기트에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내려오다가

인더스강을 가로지르는 라이코트 브릿지를 건너면

페리메도우를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라이코트가 출발점으로 다리 근처에 많은 지프차량들이

출발대기를 하고 있다.

차량은 족히 몇 십 년이 될 법한 중고차들로서

기본기능만 보강/수리하여 운행하는 듯 하였다.

 

올라가는 길은 도로가 불가능한 산중턱인데

벌목을 위한 산판길을 내면서 산을 깍고 축석을 하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 중의 하나인

페리메도우 로드를 완성했다고 한다.

 

낭떠러지 위의 조악하고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차는 끊임없이 덜컹거리며 거침없이 달린다.

차량들은 편도1차선의 좁은 산길이라 자주 엉키고,

내가 탄차가 절벽쪽으로 교행하면 심장이 쫄깃하다.

움켜잡은 손잡이에 힘이 들어가고 눈이 감기며 한숨이 나온다.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비켜가기도 한다.

(이 사람아, 누구 담력테스트 하나?)

 

거의 서바이벌 드라이빙이라 사진은 찍기 힘들고,

냉각수 보충이나 엔진과열, 교행불가, 차량고장 등의

주행불가 상황이 발생할 시에만 잠깐 서

올라가는 중에는 사진이 거의 없다.

 

이 과정은 글로나 몇 장의 사진으로는 설명 불가능하여

짧은 동영상 두 개를 링크 건다.(2분 47초 / 5분 22초)

동영상에 나오는 상황들이 주행중 실제로 겪은 일들이다.

 

 

 

차량 종착점에 도착하면 Tracking Start Point 안내판이 나오고,.

계곡 위의 다리를 지나면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도보로 가야 하지만 말을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

우리 일행은 도보 4, 말 탑승 4명.

코스가 험난하다고 하여 나 역시 승마로 올라갔다.

 

말도 힘들다고 중간에 두어번 쉼터에서 휴식하며,

오르막내리막, 숲길과 계곡길을 번갈아 가며 올라가는데

어떤 길은 정말 가파른 좁은 길이다.

말을 타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말위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무게중심을 잡느라 엄청 힘이 들고,

벼랑길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말도 본능적으로 밀어붙여

자주 다리나 머리가 쓸린다.

 

말 위에 있으면 유람하며 사진이나 찍으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생각과 다르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안장 잡기에 바쁘고,

의외로 흔들림이 심해 이 코스의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그래서 눈으로만 본 경치가 아른거려

우리와 같은 코스를 간 유튜브영상 하나를 찾아 링크 건다.(3분 01초)

 

 

마침내 페리메도우 근처에 오면

 랑가파르바트의 설봉과 빙하를 눈 앞에서 볼 수가 있다.

여기서 말은 보내고,

오른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우리가 묵을 산장이 나온다.

 

산장에서의 전망은 입이 쩍 벌릴 정도로 감탄을 하게 한다.

고생했다고 내어주는 차 한잔을 마시며 바라본 랑가파르바트는

그동안의 고생을 다 잊게 한다.

랑가파르바트가 앞 정원처럼 펼쳐져 있는 산장이었다.

 

그리고 페리메도우의 메인 초원, 요정의 초원이다.

해발 3,300m대의 고도에 드넓은 초지가 펼쳐지고,

그 주변으로 산장들이 둘러 싸고 있다.

눈이 시원해지는 풍광에 마음마저 깨끗해진다.

 

그곳에서 말들은 풀을 뜯고,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레크레이션을 한다.

요정들이 이런데서 사는게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같은 장소데도 자꾸만 사진을 찍게 하고,

그래도 싫증이 나지 않는 묘한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