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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주마간산/카라코람하이웨이따라

13.[파키스탄]훈자-호퍼밸리와 빙하

리매진 2024. 8. 13. 23:49

호퍼밸리(Hopper Valley)는 훈자마을의 반대편으로

훈자강 건너의 나가르(Nagar) 지역에 있다.

어제 갔던 가니시 마을의 맞은 편 계곡과 산악지대인데,

대부분 훈자에서 로컬투어로 다녀오는 것 같다.

대략 아래 사진의 강 건너편부터이고,

봉우리 사이의 설산 쪽이 호퍼인 것 같다.(정확하지는 않다)

 

호퍼밸리는 훈자강과 나가르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진입한다.

두 강의 합류점에 본 훈자밸리.

훈자전경을 주로 부감으로만 보다가

강 너머에서 올려다보니 또 색다른 느낌이다.

 

차량은 협곡과 고산 절개지 도로를 구불구불 한없이 올라간다.

비포장 낭떠러지길이지만 도로의 노면은 의외로  양호한 편이다.

산간오지 깊숙한 곳이라 민가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가는내내 마을은 이곳저곳 산재해 있고,

학교까지 있는 큰 마을도 몇 개 보인다.

생각 외로 많은 수목들이 섬같은 마을들과 절벽길들을 감싸고,

민둥산 및 설산과 어우러져 더 이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그렇게 하염없이 올라가면

그 끝에서 호퍼빙하(Hopper Glacier)를 만날 수가 있다.

호퍼빙하는 바왈터 피크(7,126m)에서 시작되고그 규모가 제일 크다고 한다.

그런데 눈앞에 나타난 이 빙하가 유독 검정색이다.

그 이유는 다른 빙하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하루 4~5인치)로 이동하며,

흙과 암석들을 갉아내어 함께 섞이기 때문이란다.

그게 또 구르고 흐르면서 거친 검은 얼음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엄청난 급경사길을 내려가면 빙하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데,

나는 그냥 상부의 뷰포인트로 직행했다.

검은 빙하가 이상한 것 같지만

이게 또 눈부신 고봉의 설산과 대비되어 더 강력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거기에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마저 배경이 되니,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상부에는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전망대가 있고,

보석인지, 원석인지를 파는 가게도 있다.

날씨까지 좋으니 풍경들이 빛을 발한다.

오염 하나없는 청정의 자연, 그 극치를 본 기분이었다.

 

올라오면서 본 마을들이 보기 좋아서

빙하와 가장 가까운 마을에 한 번 가보았다.

고봉사이의 깊숙한 고원지역인데도 분지가 있고,

그 사이에 자라잡은 마을은 더없이 깨끗했다..

 

이 조그만 산간마을의 구심점인 듯한 구멍가게 앞에서 잠깐 놀았다.

호퍼빙하 오가는 주변에는 숱하게 이런 산간마을이 있는데,

이 정도만 둘러본게 지금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