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같은 가수 한 명이 탄생했다.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활동해 왔던 가수가 본격적으로 솔로음반을 냈다.
(그전에 나는 한영애를 잘 몰랐다)
분위기는 신기(神氣)마저 있을 정도인데 동양적 스타일은 아닌 것 같고,
한없이 깊은 울림의 노래는 마치 창을 하는 듯 하기도 하는데
국악의 전통을 이은 것 같지는 않았다.
포크나 록, 발라드, 트로트가 전부인 것 같은 가요계에
한영애는 소울풍의 특이한 노래로 휘청휘청 나에게로 다가 왔다.
포크와 블루스를 비롯한 여러 장르를 다양하게 아우르는
참으로 독특하고 개성 강한 여성뮤지션을 드디어 나는 만난 것이다.
▣ 한영애 공식 1집(1986/서라벌레코드) ▣
Side A 1. 여울목 2. 완행열차 3. 제주도 4. 도시의 밤 5. 어제밤 꿈 |
Side B 1. 건널수 없는 강 2. 밤이 오면 3. 젊은날의 아픔 4. 기분 좋아 5. 산에 산에는 (건전가요) |
이게 1집 LP음반이라지만 한영애는 이미 1976년부터 활동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포크그룹 "해바라기"의 멤버인 적도 있고,
(유익종, 이주호의 해바라기와 다르다)
비공식적으로 1, 2집을 낸 바도 있는데
가요계는 이 앨범을 공식 1집으로 치고 있다.
이 앨범도 쟈켓 앞면이 양철지붕 배경인 것과
위 앨범의 뒷면의 녹있는 벽 배경이 앞면으로 나온
2가지 버전이 있다.(이유는 모름)
<여울목>과 <건널 수 없는 강>이 제일 알려져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와 <밤이 오면>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A4번곡 <도시의 밤>은 신촌블루스의 1집에서는
<그대 없는 거리>로 제목이 바뀌어 다시 부른다.
*A3. 제주도-노래 한영애 / 작사 구장룡 / 작곡 구자형
종려나무 가로수길 따라 걷다가
불어오는 바닷바람 흠뻑 취하면
나도 몰래 발걸음은 해변을 가네
왠지 모를 서러움이 고개를 들면
밤바다엔 고깃배들이 음~ 등불을 켰네
밤 부두를 서성이는 젊은 연인들
그 뜨거운 가슴들이 타오를 때면
어둠 덮인 도시에는 불빛이 가득
노래하는 마음들엔 기쁨이 넘쳐
홀로 섰던 내 마음에도 음~ 노래 흐르네
음~ 노래 흐르네 음~ 노래 흐르네
▣ 한영애 2집(1988/서라벌레코드) ▣
Side A 1. 누구없소 2. 호호호 3. 비애 4. 달 5. 여인 #3 |
Side B 1. 코뿔소 2. 갈증 3. 루씰 4. 바라본다 |
1집이 서막이었다면 2집은 한영애를 한영애로
제대로 자리잡게 한 앨범인 듯 싶다.
한영애 식의 창법, 한영애 식의 스타일이 확실하게 정립된 것이다.
펑키 록, 발라드, 블루스 등을 다양하게 넘나든 2집에서
<누구없소?> <바라본다> <코뿔소> <루씰> 등 여러 곡이 각광받아
지금까지도 한영애를 떠올리게 한 앨범이다.
*B4, 바라본다-노래 작사 한영애 / 작곡 김수철
바라본다
화려한 하루를 남기고 이미 불타버린
저 하늘 구뎅이에 녹처럼 매달렸던 마음의 구속들
바라본다
숨가뿐 계절의 문턱으로 이미 지나버린
저 들판 한가운데 산처럼 우뚝 섰던 마음의 연민들
바라본다
춤추는 욕망 모두 내 속에서 잠재우고
빈 가슴 빈 손으로 저 문을 나설지니
아~ 그렇게 아~자유가 된다면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그 뜨겁던 눈물의 의미를 사랑하리라
그 외롭던 생명의 향기를
사랑하리라 바라본다
▣ 한영애 3집(1992/서울음반) ▣
Side A 1. 말도 안돼 2. 부서진 밤 3. 조율 4. 멋진 그대여 |
Side B 1. 이별 못한 이별 2.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를 3. 이어도 4. 말도 안돼(희망은 사람의 몫, Remake) |
한영애 1992란 이름으로 발매된 3집이다.
트레이드 마크 같던 야성의 티를 거의 걷어내고,
더 여유러워졌으며 완숙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한 앨범이다.
<말도 안돼>와 <조율>이 가장 크게 히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별 못한 이별> <이어도>가 이상하게 끌렸다.
이후 한영애는 우리 전통가요과 토속적인 소재의 노래를
리메이크 하는 등 많이 불렀는데
<이어도>가 어쩌면 그 전조였던 것도 같다.
*B3. 이어도-노래 한영애 / 작사 작곡 이정선
바람은 바람은 섬으로 부는 바람은 배를 띄운다
떠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섬으로 부는 바람은 배를 띄운다
이어도 하라 이어도 하라 이어 하면 난 눈물 난다
내 님은 내 님은 남기고 떠난 내 님은 보이지 않네
꿈에라도 돌아오지 않는 남기고 떠난 내 님은 보이지 않네
이어도 하라 이어도 하라 이어 하면 난 눈물 난다
이어도 하라 이어도 하라 이어 하면 난 눈물 난다
이어도 하라 이어도 하라
한영애 공연도 그 당시에 갔다. 1989년.
63빌딩 국제회의장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그곳에서 여러 공연이 이루어졌다.
이것이 그 날 찍은 사진.
원본은 없어졌지만 찾아보니
사진동호회 전시회에 출품하여 그해 도록에 실린 것과
밀착프린트를 스캔해 놓은 게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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