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김완선 음반이다.
그것도 1986년 첫 독집부터 LP로만 3장이다.
뜬금없이 니가 무슨 김완선이냐는 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나는 김완선이 데뷔앨범부터 좋았다.
음색도 리듬감도 좋았던 그녀 김완선,
곡이나 무대 퍼포먼스도 생동감, 신선함 그 자체였다.
어쩌면 그동안의 가요계를 탈피한 파격적인 가수의 등장이었다.
김완선이 댄싱퀸이라지만 곡 분위기가
꼭 댄스 퍼포먼스 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분 늙지도 않나?
데뷔 40년이 가까운데 아직도 그 시절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소장하고 있는 것은 1집 / 3집 / 5집.
어쩌다 보니 2집, 4집은 빠진 홀수 앨범 만이다.
이 앨범들은 전곡을 한 음악가와 작업을 하였는데
김창훈(1집), 이장희(3집), 손무현(5집) 등의 뮤지션이었다.
그들이 1/3/5집의 거의 모든 곡을 맡아 김완선과 함께 했다.
▣ 김완선 1집(1986/지구레코드) ▣
Side A 1. 지난 이야기 2. 오늘밤 3. 별하나 나하나 4. 왜 말못해 5. 안돼 6. 봄 |
Side B 1. 왜 아니오나 2. 고독 3. 그 사람 미워요 4. 그 한마디 5. 평화로운 세계 6. 정화의 노래(건전가요) |
17세란 어린 나이에 발표한 독집 1집 음반.
앨범 쟈켓부터 특이하다. 핑크빛 감성이다
일반적으로 앞면에는 가수 사진과 타이틀곡명, 뒷면에 수록곡 리스트가 정석인데
이 앨범은 반대로 구성하였다.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것부터 기존 관행을 깼다.
전곡을 산울림 멤버인 김창훈(김창완 동생)이 작사, 작곡했다.
*B1, 왜 아니오나-노래 김완선 / 김창훈 작사 작곡
찬바람 불어오면 돌아온다더니 왜 아니오나 왜 아니오나
함박눈이 세상 온통 뒤덮어도 왜 아니오나 왜 아니오나
생각을 말자 다짐해도 또 다시 떠오르는 그대 모습
잊을수 없어 잊으려 해도 다정했던 그대 모습
그리워하네 그리워하네
▣ 김완선 3집(1988 /지구레코드 ) ▣
Side A 1. 나홀로 춤을 추긴 너무 외로워 2. 편지 3. 그건 너 4.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5. 사랑의 골목길 (경음악) |
Side B 1. 사랑의 골목길 2. 잊혀진 사람 3. 너는 아니? 4. 휘파람을 부세요 |
공식적으로는 -‘88 김완선 –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제3집이다
한 곡(잊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부 이장희가 작사 작곡한 것이다.
신곡도 있지만 대부분의 곡이
이장희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한 것이 수록되어 있다.
그 곡들이 대부분 애잔한 곡들인데
김완선 특유의 농염함이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쩌면 김완선과 이질적인,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시도인데
의외로 이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진다.
리듬감마저 더해져 '아, 리메이크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생각케한 앨범.
앨범 쟈켓도 뭔가 특색있게 디자인하고 사진도 찍었다.
*A2. 편지-노래 김완선 / 이장희 작사 작곡
편지를 썼어요 사랑하는 나의 님께
한 밤을 꼬박 세워 편지를 썼어요
몇 번씩이나 고치고 또 고쳐
한 밤을 꼬박 새워 편지를 썼어요
간밤에 쓴 편지는 보낼 곳이 없어
조각배 만들어 강물에 띄웠지
▣ 김완선 5집(1990/ /아세아레코드) ▣
Side A 1. 가장무도회 2. 나만의 것 3.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4. 어느 봄날 5. 마지막 밀회 |
Side B 1. 어디 있나요 2. 작은 카페에서 3. 모노드라마 4. 잃어버린 도시 |
김완선을 확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앨범이다.
뭐랄까? 크게 무리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 부른듯한 느낌.
전곡을 손무현이 작곡, 편곡하였다.
이전까지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김창훈, 신중현, 이장희)들이
김완선과 교묘(?)하게 결합한 앨범이라면
5집 앨범은 당시 20대 초반의 젊은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였던
‘손무현’의 그녀를 위한 헌정곡,
어쩌면 김완선 맞춤의 앨범 작업이었지 않나 싶다.
앨범 뒷면 오른쪽 아래에 무슨 사인 같은게 있어 보니
이 음반은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로 사 준 것 같다.
"통염 47년 1월 0000 드림"이라고 써 있는데
휘갈겨 써 증정자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누군지는 짐작이 간다.
통염 47년은 1991년으로 통일을 염원한다는 뜻에서
단기처럼 당시에는 그렇게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완선의 음반을 선물받을 정도인 것을 보면
그당시 남에게도 내가 김완선의 팬임을 공인받은 것 같다.
*A1. 가장무도회-노래 김완선 / 김순곤 작사 / 손무현 작곡
해가 지면 거리는 잿빛 화장하고 언제나 표정 없는 얼굴로
사랑하지 않아도 애인 될 수 있는 외로운 사람들이 축제를 하네
진실은 회색 빌딩 사이로 숨어버렸나
아무도 마음 깊은 곳을 보여주려 하지 않네
오~오~오오오 이제는 사랑을 하고 싶어
오~오~오오오 슬픈 가장무도회
때론 사랑하지만 애인 될 수 없는 고독한 사람들이 축제를 하네
진실은 네온 불빛 아래서 헤매다니나
아무도 지쳐버린 손길 잡아주려 하지 않네
오~오~오오오 자꾸만 이 밤이 깊어가네
오~오~오오오 슬픈 가장무도회
오~오~오오오 이제는 사랑을 하고 싶어
오~오~오오오 슬픈 가장무도회
앨범쟈켓 겉면은 의외로 단순한데 속지 사진은 나름 섹시하고 감각적이다.
5집의 <편지> <그건 너> <이젠 잊기로 해요> 등의
손무현 작곡이 아닌 곡이 수록곡 리스트로 나오는 정보도 있는데
이는 나중에 CD로 나온 것에 추가된 것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최초 LP에는 손무현의 9곡만 들어 있다
▣ 손무현 1집(1991/아세아레코드) ▣
Side A 1. 해저문 거리위로 2. 제목없는 시 3. 간직하고 싶은 것 4. 시행착오(Instrumental) |
Side B 1. 헤어지는 날엔 2. 어딘가 그곳 3. 여위어가는 그림자 4. 아침을 기다리는 새벽(Instrumental) |
손무현은 김완선의 음악적 색깔, 가창력에 맞는 앨범을 제작했고,
그 결과 김완선의 5집을 명반으로 올려놓았다.
이런 뮤지션이 자신의 앨범을 발표했으니 당연히 구입.
그런데 타이틀 곡, <제목없는 시> 외에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차라리 연주곡으로 수록된
시행착오(Instrumental), 아침을 기다리는 새벽(Instrumental)이 더 낫다.
헤비메탈 밴드와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경력답게
현란한 연주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한마디로 죽여준다.
이후 손무현은 독집 앨범을 낸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엄정화나 이승철 등의 음반에도 참여를 한다.
*A4. 시행착오(Instrumental)-연주곡 / 손무현 작곡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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