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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LP이야기

소장LP이야기10-박영민 애화의 푸른 구두

리매진 2023. 2. 19. 03:54

1988년 발매된 <안개 주의보 / 애화의 푸른 구두> 앨범(아세아레코드).

그동안 영화주제곡 모음 등으로 몇 앨범을 선보였지만

별로 빛을 보지 못했던 박영민의 첫 순수창작곡 앨범이다.

나도 이때 각인하기 시작했고, 아마 남들도 그럴 거다.

그렇다고 크게 히트한 것은 아니고,

매니아 사이에 이 앨범으로 박영민은 서서히 알려진 것 같다.

이제 보니 <애화의 푸른 구두>를 타이틀로

비슷한 앨범이 2가지가 더 있는 것을 보니

이 곡이 박영민의 대표곡인 듯 싶다.

그러나 타이틀은 같아도 앨범쟈켓과 곡 구성은 다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LP 음반이 오리지널 초반본인 셈이다.


Side A
(앞 면 전부 최성호 작사 작곡)
1. 애화의 푸른구두
2. 안개주의보
3. 혼자서
4. 우산속에 내리는 비
5. 강변 PM
Side B
1. 그대여 안녕(작사 작곡 : 박영민)
2. 아직은 사랑이라고 말하지마(작사 작곡 : 오준영)
3. 오늘밤(작사 작곡 : 박영민)
4. 혼자사는 남자(작사 작곡 : 박영민)
5. 바위산(작사 작곡 : 강정락)
6. 혼자서 (경음악)

 

수록곡들은 상당히 도시적이고 감각적이다.

도시의 차가운 푸른빛. 그속의 고독을 무척 모던하게 묘사한다.

악기 사용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다.

어떤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리도 세련되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고독마저도 패셔너블하다. 한마디로 산뜻하다.

어쩌면 구질구질한 상황인데도 이 감정들을 말끔한 선율에 태운다.

 

*A-1. 애화의 푸른 구두-노래 박영민 / 작사 최성호 / 작곡 최성호

 

사랑이 어딨어요 하며 명동번화가 빌딩 그늘 아래

진열장 유리를 바라보며 머리빗던 애화 애화 스므살 애화

1987년 여름 장마전선이 서울에 머물고

장대비 온 종일 퍼붓던 날

아파트 계단에 기대 울던~ 키 작은 애화

 

지금 난 다리를 가로질러 강을 건너는 지하철

불빛이 아롱져 지는 강물을 보다가

내 방안 쪽벽에 내가 남겨놓은

푸른 구두를 차창에 떠올린다

 

도시의 그 긴 겨울동안 외로움 으로 얼어붙어 있던

서로의 가슴을 녹여가며 사랑이 없다던 애화~~~~.

87년 겨울

 

 

그동안 우리가 접했던 이런 류의 음악은

한없이 울먹이는 여인의 심정이거나, 더없이 순수한 소녀의 순정이었던 것에 비해

이 음반은 도회적인 숙녀의 감성이 주를 이룬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음감이 박영민의 음색과 절묘하게 만나

나를 매료시켰다.

인기가 있던 없던 나에게는 명반이다.

 

*A-2. 안개주의보-노래 박영민 / 작사 최성호 / 작곡 최성호

 

 

서울 하늘은 비가 올 듯 흐르고 이상했었네

내 방 꽃병 속에 꽃들도 반짝이지 않았지

아무데서도 전화마저 오지 않았네

난 오후내 우울해 있었네 창밖마저 내다보기 싫었지

~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다시 잠들어 꿈 깨어난 여덟 시. 깊은 어둠에 나는 창을 여네

밀려드는 안개속에 서 있네. 난 우두커니 강변쪽에 바라보았네

내 방 가득 안개가 흐르네. 지금 서울은 깊은 안개에 잠겼네

~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안개가 흐르네

~ 서울은 안개가, 안개가 빌딩숲에 흐르네.

강물마저 잠겼네. ~~~

 

 

앞 면은 모두 최성호 작사 작곡으로 되어 있다.

앞에서 포스팅한 명혜원의 <청량리부루스>,

인순이의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을 만든 사람이다.

역시 최성호다. 최고.

이 분 이런 분위기의 음악에 있어서는 귀재같다.

 

연대 순으로 추리해 보건데 최성호는

참새를 태운 잠수함에서 같이 활동한 명혜원과  <청량리부르스> 음반작업을 하고,

그러한 작업을 보던 인순이가 <에레나라 불리운 여인>을 의뢰하고,

이런 분위기가 박영민과 맞아 떨어져

이 앨범 <안개 주의보 / 애화의 푸른 구두>에 참여한 듯 싶다.

 

 

이 앨범에서 위 2곡 외에 다른 곡들은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지

3곡 정도만 유투브에 올라와 있다.

앞 면 <강변 PM 12> 등도 다 좋은 곡인데 아쉽다.

유튜브에  <혼자서>와  <그대여 안녕>이란 곡도 있긴 했는데

제목만 같고 이 음반에 실린 곡은 아니다.

아래의 <혼자 사는 남자>란 곡은 그 앨범에 있는 곡은 맞는데

들어보니 원곡은 아니고 나중에 다시 녹음한 것 같다.

뒷 면은 최성호의 곡이 아니다.

 

*B-4. 혼자사는 남자-노래 작사 작곡 : 박영민

 

 

새벽안개 외로운 가로등 불꺼진 나의 창

강변도로 차들의 불빛. 고독한 밤이여

싸늘한 찻잔에 어리는 사랑했던 여인

지울수없는 사연

~~사랑이여 아~ 고독이여. 혼자 사는 남자

~사랑이여 아~ 고독이여. 혼자 사는 남자

 

비를 맞네 서있는 가로등 내 마음이런가

바람불어 낙엽은 지고 외로운 밤이여

핑크빛 잔 속에 어리는 다정했던 여인

잊을 수 없는 그 밤이

~~사랑이여 아~ 고독이여. 혼자 사는 남자

~사랑이여 아~ 고독이여. 혼자 사는 남자

~사랑이여 아~ 고독이여.

 


▣ 박영민의 영화음악 베스트 1집(1988/ 아세아레코드 )▣


Side A
1.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영화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주제곡)
2.앗 또(영화 '오성과 한음' 주제곡)
3.말하지 말아요(영화 '대물' 주제곡)
4.사랑의 노래(영화 '사랑 만들기' 주제곡)
5.회상(영화 '성야' 주제곡)

 

박영민은 이 앨범 이전에 영화음악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다.

단독으로 영화주제가 음반을 낼 수 있었을 정도니.

이걸 먼저 샀는지 위의 음반을 먼저 샀는지 기억은 안 난다.

영화음악 베스트 1집이면 2집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없다.

어쩌면 영화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주제곡을 들으면

, 이거 부른 사람이 박영민이구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깜찍하고 앙징맞은 곡이라

영화을 안 보았던 사람들도 이 곡을 많이 화제에 올렸다.

나는 이 영화도 보았는데 이제는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김진규 딸인 김진아가 주연이었는데 

그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다.

 

Side B
1.청춘 부르스(영화 '사랑 만들기' 주제곡)
2.가만히 안녕(영화 '여인극장' 주제곡)
3,하이얀 밤(영화 '달빛 사냥꾼' 주제곡]
4.사랑없는 축제(영화 '에리베이타 올라타기' 주제곡])
5.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영화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주제곡)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노래 박영민 / 작사 작곡 오준영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이상하다 그치
잠이 오면 나는 잠을 자. 이상하다 그치
자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정말 이상하지
자면서 나는 사랑을 해. 참 이상하다 그치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잠이 오면 나는 잠을 자
자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자면서 나는 사랑을 해
창 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보여
창 밖에 사랑이 보인다 보여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이상하다 그치
잠이 오면 나는 잠을 자. 이상하다 그치
자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정말 이상하지
자면서 나는 사랑을 해. 참 이상하다 그치

창 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보여
창 밖에 사랑이 보인다 보여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이상하다 그치
잠이 오면 나는 잠을 자. 이상하다 그치
자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정말 이상하지
자면서 나는 사랑을 해. 참 이상하다 그치
사랑을 하면 난 사탕을 먹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