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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LP이야기

소장LP이야기1-시작하며

리매진 2022. 12. 23. 03:33

집에 아직 LP음반이 꽤 많이 남아있.

90년대 후반부터는 거의 들어보지 않았고,

2010년대 중반에 그나마 있던 턴테이블도 버려

이제는 들어보고 싶어도 들어 볼 수도 없는 상태.

 

그래도 묵묵히 내 책장 한 곳을 지키고 있는 LP음반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직접 구입했던 것으로

그 시기에는 무척 애정을 가지고 자주 들었던 것이다.

곡들은 국내가요가 대부분이고,

대략 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 사이에 활동했던 가수들 것이다.

가끔 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에

저 곡이 있었던가 하는 곡도 있을 정도로 방치된 상태라

목록을 한번 작성해 보고 싶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곡을 들으면,

저 곡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앨범에 있다 정도는 떠오른다.

그래서 그때마다 가끔씩 꺼내어 확인해 보는데,

이것도 슬슬 귀찮아 쟈켓 앞뒤를 한꺼번에 찍어놓았다.

그런데 이것을 찍는게 의외로 고된 작업이었다.

가능한 수평 맞추러 허리를 구부리면 몸에 무리가 간다.

몇 번 신경써서 찍다가 포기하고

표지만 보면 어느 정도 알기에 슬건슬건 찍었다.

덕분에 초점이 나간 것도 많고 촬영상태가 별로다.

볼 때마다 이왕 할 거면 잘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포기하고,

가끔씩 쟈켓사진들을 보다가

이번에 이것도 정리하는 기분으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늦기전에 일종의 소장LP의 디지털 아카이빙(archiving),

앨범들에 대한 기억의 아카이빙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LP음반을 들을 수 있는 개인오디오를 내방에 들인 것은 80년대 중반이다.

(정확히 몇 년도인지는 이상하게 기억이 안난다)

AUDIO COMONENT SYSTEM이라고는 하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고 턴테이블과 더블데크카세트플레이어가 있는

일체형 기기였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https://lgy6203.tistory.com/190

 

SANYO AUDIO COMONENT SYSTEM

때가 되면 모든 것은 사라진다. 단지 시간차이가 있을 뿐. 단지 미련이 남아 그 시점이 늦추어졌을 뿐... 얼마 전에 오래 묵은 것 하나를 퇴장시켰다. SANYO AUDIO COMONENT SYSTEM. 거창한 거 같지만 간단

lgy6203.tistory.com

그후 내가 좋아하던 가수들의 음반을 사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이 국내가요. 소위 말하는 유행가이다.

당시 발표되었던 것은 단연히 신보로 구입하였고,

그 이전에 발표되었던 곡들은 컴필레이션(편집) 앨범이나

다행히 재고로 남아있는 음반은 새 것으로 구입하였다.

절판된 음반들은 청계천 등을 뒤져 중고로 구입하였다.

 

음반을 돌리지 않고 나만 이용했기 때문에 다 구입한 상태 그대로이다.

속지는 물론,  가게에서 가격을 적어놓은 견출지까지 아직 붙어 있을 정도.

(레코드 상호와 가격이 겉비닐에 자그많게 부착되어 있었던 경우)

음질은 요즘 안들어 어떨지 모르지만 신품의 쟈켓들은 다 양호하다.

코팅때문인지 신기하게 변색도 거의 안됐다. 겉비닐만 좀 더 우글거릴 뿐.

음반구입단골가게는 광화문의 박지영레코드와

집근처의 장미레코드였다.

박지영레코드는 광화문에 있었는데

지금의 포시즌호텔 부근 신문로 대로변에 있었다.

어떻게 여기를 자주 가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1층인데도 반지하는 아닌데 보도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약간 매니아적인 음반이나, 동네 가게에서는 구비하지 않은 음반도

여기에서는 다 구해줘 자주 같던 것 같다.

박지영레코드가 그후 어떻게 되었나 하고

오늘 검색해 보니 그 기록은 안 나오고,

거기가 전설의 음반레이블 동아기획의 본진이었다.

나는 거기서 새문안교회 쪽으로 조금 더 간 곳에

동아기획 사무실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이 동아기획의 사장 김영이 운영했던 곳이라고 나온다.

그러면 새문안교회 쪽에도 음반가게가 하나 더 있어서

그곳도 다녔던가?(기억이 안나네)

아래 사진이 박지영레코드의 상호와 가격 견출지가

아직도 붙어있는 부분 클로즈업 한 것이다.

      *동아기획 : 나무위키에 정리된 내용(https://namu.wiki/w/동아기획)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언더그라운드 사운드를 이끌었던 음반기획사.

한국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가장 영향력 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 기획사 중 하나로, 소속되었던 가수만 해도, 조동진, 들국화, 김현식, 시인과 촌장, 한영애, 신촌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김현철, 장필순, 빛과 소금, 이소라, 푸른하늘, 한동준, 박학기, 김장훈, 유영석, 그룹 피아노, 코나 등등 엄청난 면면을 보여준다.

1984년부터 1994년까지 대한민국에서 특히 발라드, 포크, 블루스, 퓨전 재즈 계열에서 아티스트라고 분류되던 가수들은 거의가 이 곳 소속이었다

 

더 찾아 보니 네이버 가요앨범사

1970~1990년대의 중요 음반기획사들의 역사를 찾아서 2

동아기획 / 하나뮤직 편에 더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63546&cid=60487&categoryId=60488

 

1970~1990년대의 중요 음반기획사들의 역사를 찾아서 2

1980~90년대는 방송출연 없이 음반과 공연만으로 대중과 소통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이다. 동아기획과 하나뮤직이 이 흐름을 주도했던 양대 레이블이다. 새로운 시장

terms.naver.com

이러고 보니 동아기획의 전성기가 내가 한참 음반을 사던 시기와 비슷하다.

어쩐지 동아기획에서 발매한 음반이 많이 있더라.

나는 그동안 사장이 여자라고 생각했는데상호명이 박지영레코드여서 그랬나?

김영사장도 몇 번 마주치거나 가벼운 대화를 나눴을 수도 있겠다.

당시에 연말 카렌다로 성음에서는

캬라안 등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지휘하는 단독샷을

흑백으로 무광지에 인쇄하여 만들었고,

(심플, 모던, 중후함과 깊이가 달력에서 흘러 넘침) 

서울음반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연 전체샷을 컬러로 하여 카렌다를 만들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작품이었고 디자인도 단순하지만 품격이 있었다.

이게 엄청 고급스러워 구하기 힘든 카렌다였는데

그것도 두가지 다 단골이라고 항상 챙겨줬다.

해년마다 그걸 방안에 걸어놓으면 꽤 폼이 났다.

뭔지 모르지만 고상하고 작품성이 높아 버리지 못하고,

사람을 우쭐해지게 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달력이었다.

클래식은 구색을 맞추느라 몇 장 샀는데 이것들은 끝까지 들어본 게 거의 없다.

목록은 같은 과 여자애 조수연이 친구인 경희대 음대생을 소개해 주었고,

그 애가 나에게 리스트를 만들어 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도 귀가 안트였다. 나하고는 안 맞았다.

클래식은 지금도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가끔씩 전곡은 아니라도 발췌곡이나

대중적으로 다시 편곡하여 연주한 곡들은 듣는다.

팝송을 비롯한 외국앨범은 몇 장이 있는데 무슨 기준으로 구하였는지 모르겠다.

스모키 앨범 외에는 사놓고 거의 방치한 것 같다.

이런게 나에게 있었나 하는 앨범들도 있을 정도.

지금도 무슨 곡이 수록되었는지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도 요즘은 좋아하는 곡으로 약 1,000여곡의 플레이리스트(playlist)를 구성,

그것들은 듣는다.(쟝르와 국가가 다양함)

특이하게도 당시에는 전자제품을 사면

가전회사에서 음반들을 사은품으로 증정해주었다.

아니 삼성전자에서만 그랬나?

오늘 보니 다 삼성스티커만 붙어있네.

내가 이 LP들을 다시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옛날처럼 들을 일은 없을 듯 하다.

좋아하는 곡들은 이미 디지털 음원으로 거의 모아놓았고,

유튜브에도 대부분 올라와 있으니 말이다.

LP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 번거로운 과정과 수고를 거쳐야 하는데

그럴 열정이 솔직히 나에게는 없다.

 

그래도 이 LP들을 정리하지 않은 것은 묘하게 애정이 남아서다.

어느 한순간 서로의 전부였던 사랑은 잊을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LP에도 그런 흔적이 남아있는 듯 해서일 거다.


그 당시 내 방에서 음악을 듣던 모습이다. 80년대 후반인듯 하다

이번 겨울에 소장 LP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포스팅 해보련다.

가장 오래된 앨범, 콜렉터들이 선호하는 앨범, 나름 희소가치가 있는 앨범,

히트는 안됐지만 각별히 아끼는 앨범, 최다앨범아티스트, 특별한 사연이 있는 앨범,

대중적으로 히트하지 못했지만 추천하는 앨범 등등의 소주제로

음반에 대한 그때의 기억을 더 망각하기 전에 정리해 놓고자 한다.

전문가적인 내용이나 공식적인 것들은  더 잘 나온 포스팅들이 많으니,

여기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구입기나 에피소드, 사견 등으로 작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