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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LP이야기

소장LP이야기5-김영동 음반이 6장이네

리매진 2023. 1. 10. 02:47

김영동 LP음반이 여러 장 있는 걸 알았지만

소장 다수 앨범 2위를 할 줄은 몰랐다.

세어보니 6. 80년대에 나온 것은 다 구입한 것 같다.

 

김영동은 서울대 국악과에서 대금을 전공한 연주자였다.

그러나 작곡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국악기 뿐 만 아니라 신디사이저와 기타를 함께 사용하며

크로스오버 국악가요의 모델을 만든 사람.

국악 대중화 운동의 시발점이 어쩌면 김영동 일지도 모른다


▣ 김영동 작곡집 : 삼포 가는 길 / 어디로 갈꺼나(1984/서라벌레코드) 

 

Side A
1. 조각배
2. 사랑가
3. 어디로 갈꺼나
4. 한네의 이별
5. 어디로 갈꺼나 (경음악)
Side B
1. 삼포 가는 길 (경음악)
2. 초원 (경음악)
3. 회상 (경음악)
4. 갈대 (경음악)

 

드라마와 영화에 발표된 곡들의 모음이다.

연극(한네의 승천) 드라마(삼포 가는 길)

영화(꼬방동네 사람들, 어둠의 자식들) 등의 삽입곡을 수록했다.

나도 여기에 수록된 곡으로 김영동을 알게 되었다.

1982년 초반 발행하고 1984년에 재반 발행

가지고 있는 것은 84년 서라벌레코드 것이다.

 

*한네의 이별 : 김성녀 노래 / 장소현 작사 / 김영동 작곡

 

 

사랑하고 헤어짐도 물거품이네

그대의 아픔 그대의 괴로움 내 눈 속에 부딪혀 피눈물 되네

기나긴 세월 당신과 함께 무지개빛 사랑으로 살고 싶었네

~아 아~아 차가운 저 먼 곳으로 당신을 두고 가네

 

만나고 헤어짐도 허망하여라

그대의 아픔 그대의 괴로움 내 가슴에 부딪혀 눈물이 되어라

지나간 세월 당신을 만나 더 높은 사랑으로 살고 싶었네

~아 아~아 저 곳 저 먼 곳으로 당신을 두고 가네

 

나는 한네의 이별을 이 음반이 발매하기 전, 고등학교 때 처음 들은 것 같다.

어떤 경로로 음원이 전파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라디오나 거리의 음반가게에서 가끔씩 나온 것 같다.

나는 그때마다 얼어붙었고, 노래가 끝날 때까지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이 곡은 여인의 노래이다. 한 많은 한국여인의....

국악의 리듬과 전통적 서사가 이리도 사람을 시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곡을 통해 알았다.

고등학생이 뭐 그리 맺힌게 많고, 한이 있었겠냐 마는

그 선율과 가사는 정말 어린 나를 울렸다.

숨이 막히다 못해 울먹이게 하며 감정을 자지러지게 한 곡.

 

연극 한네의 승천에 삽입된 곡이라는데

이 연극을 꼭 한번 보고 싶지만 볼 방법은 없었다.

김영동과 관계는 없지만 한네의 승천이란 동명의

하길종 감독, 하명중과 전영선 출연 영화도 있다.

 

이선희가 8집에서 리메이크 하기도 했는데 

그녀 정도가 소화할 곡은 아니다.

이 곡은 어느 정도 농익은 사람이 불러야 할 노래.

목소리만 좋은 사람의 처리할 감정은 아니다.

꼭 이 음반에 나오는 김성녀 오리지널 버전으로 들으시라.

 

*어디로 갈꺼나 : 김영동 작곡 노래 / 김회창 작사

 

 

어디로 갈꺼나 어디로 갈꺼나

내님을 찾아서 어디로 갈꺼나

이 강을 건너도 내쉴 곳은 아니요

저 산을 넘어도 머물 곳은 없어라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내 님은 어디에~ 어디에 있을까

 

횐구름 따라 내 님은 어디로

달빛을 쫓아 내 님 찾아간다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내 님은 어디에 어디에 있을까

 

누구나 처연한 시절을 한번쯤 겪었을 거다.

갈 곳 잃은, 방향 잃은 사람들의 공허한 마음과 무기력한 모습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온 세상에 혼자 남겨지고 방황하는 누군가의 헛한 두리번거림.

국악기의 둥덩거리는 선율을 따라 걸어가는,

그러나 방향을 못 찾아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누군가의 힘없는 발길이 저절로 보인다.

 


▣ 김영동 작품집-매굿/단군신화(1983/서라벌레코드) 

 

Side A-매굿
1장 : 매굿-주술적으로
2장 : 출어:경쾌하게
3장 : 파도-힘차게
4장 : 귀환-장엄하게
5장 : 평화-흥겹게
6장 : 천둥-효과적으로
7장 : 죽음-의미를 가지고
8장 : 매굿-장중하게
Side B-단군신화
1장 : 강림-제의적으로
2장 : 백의-장단의 흐름을 따라
3장 : 홍익-장엄하고 섬세하게



연주: 해벽악회
지휘: 김영동

김영동 불교명상음악-선(禪)-(1988/서울음반) 

 

Side A
1. 법고 (The Drum Of The Law)
2. 목어 (The Wooden Fish)
3. 운판 (The Temple Gong)
4. 법종 (The Temple Bell)
Side B
1. 예불문 (The Prayer Of Worship)
2. 발원문 (The Prayer Of Wishes)
3. 반야심경 (The Prajnaparamita Sutra)


김영동 대금연주집(1989/서울음반) 

 

Side A
1. 상영산
2. 파문
Side B
1. 대금산조

 

김영동은 전공인 대금연주는 물론

불교, 동양 사상 등을 국악과 결합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였다.

그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1987년 발표한 먼 길음반이다.

이 때 쯤 김영동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같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곡 중에는 상여가도 있다)

마치 죽은 자에 대한 헌사 같은 곡이 전 앨범에 흐른다.

심연을 알 수 없는 깊이 있는 선율과 담담한 낭송,

창인 것 같기도 하고, 넋두리인 것 같기도 한 노래,

거기에 초연한 듯한 분위기가 묘하게 어울려

망자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되는 것 같다.


▣ 김영동 먼 길(1987/서울음반) 

 

Side A
1. 방황
2. 멀리있는 빛
3. 하나

Side B
1. 먼길
2. 사랑의 슬픔
3. 이별
4. 상여

 

*멀리있는 빛 : 김영동 노래 낭송 / 김영태 시 / 김영동 작곡

-낭송과 노래가 계속 넘나든다.

 

 

(낭송)

616일 그대 제일에 나는 번번이 이유를 달고 가지 못했지.

무덤이 있는 언덕으로 가던 좁은 잡초 길엔

풀꽃들이 그대로 지천으로 피어 있겠지.

 

~~~ 으으음~ 으흐음~~~~

 

금년에도 난 생시와 같이

그대를 만나러 풀꽃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아

대신에 산 아래 사는 아직도 정결하고 착한 누이에게

시집 한권을 등기로 붙였지.

객초라는 몹쓸 책이지 상소리가 더러 나오는 한심한 글이지

 

첫 페이지를 열면.......

 

(노래)

그대에게 보낸 저녁 미사곡이 나오지

표지를 보면 그대는 저절로 웃음이 날 거야

나같은 똥통이 사람돼 간다고 사뭇 반가워 할거야

- 물에 빠진 사람이 적삼을 입은 채 허우적 허우적 거리지

말이 그렇지. 적삼이랑 어깨는 잠기고

모가지만 달랑 물 위에 솟아나 있거든.

 

(낭송)

머리칼은 겁먹어 오그라 붙고 콧 잔등엔 기름칠을 했는데

동공 아래 파리똥 만한 점도 꺾었거든

국적없는 도화사만 그리다가 요즈음 상투 머리에

옷고름. 댕기. 무명치마. 날 잡아 잡수 겹버선 신고 뛴다니까

유치한 단청 색깔로 붓의 힘을 뺀 재자보면

그 대의 깊은 눈이 어떤 내색을 할 지...

 

(노래)

나는 무덤에 못 가는 멀쩡한 사지를

나무래고 침을 뱉고 송곳으로 구멍을 낸다우

간밤에는 바람소리를 듣고 이렇게 시든다우 꿈이 없어서

꿈조차 동이 나니까 냉수만 떠마시니 촐랑대다 눕지.

 

(낭송)

머리맡에는 그대의 깊고 슬픈 시선이 나를 지켜주고 있더라도

그렇지 싹수가 노랗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어떠우.....


 

▣ 김영동·슬기둥 노래집 : 누나의 얼굴 / 꽃분네야(1988/서라벌레코드)

 

Side A
1. 누나의 얼굴
2. 개구리 소리
3. 애사당
4. 우리함께 친구되어
5.누나의 얼굴(경음악)
Side B
1. 꽃분네야
2. 상주모심기노래
3. 어화둥둥 우리사랑
4. 쑥대머리

 

1985년 창단한 국악 실내악단 슬기둥과 함께

1988년 함께 낸 음반이다

전통민요를 채록하여 현대화 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곡을 김영동이 작곡했다.

언뜻 보면 국악동요집 같다.

 

*애사당 : 김성아 노래 / 장소현 작사 / 김영동 작곡

 

 

엄마가 수 놓은 헌 꽃버선 오똑한 내 코가 버선코래요

어느 날 낯설은 남자가 와서 오똑한 꽃버선 밟아 버리고

나는 꽃버선 보고 울어 버렸죠

 

엄마가 줄을 탈 때 난 무등타고 꽃버선 쳐다보다 미끄러지고

손님들 하하하 웃어댔지만 엄마는 나를 안고 노래 했지요

나는 꽃버선 보고 울어 버렸죠

 

꽃버선은 삭아서 누더기 되고 엄마는 내 머리 곱게 빗기고

어느 날 나도 몰래 떠나버렸네

엄마의 꽃버선 꼭 붙안고 엄마 없는 별을 보고 울어버렸죠


 

이후에도 이런 류의 음악에 심취하여

위 앨범에 참여했던 조광재의 슬기둥노래집을 비롯하여

이병욱 작곡집(새로움/어울림), 이정지, 한국무용곡 등

몇가지 전통국악을 기반으로 한 음반을 구입하였는데

김영동 만큼 울림을 주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가장 많이 알려진 듯한

"KBS TV문학관 삼포가는 길" 경음악.

드라마 보다 음악이 더 좋아 전설이 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