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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LP이야기

소장LP이야기2-가장 오래된 앨범(박인희)

리매진 2022. 12. 30. 22:46

박인희의 솔로 데뷔앨범이 소장LP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1972년에 프린스레코드에서 발매한 것.

가요계에서는 이 앨범을

박인희 스테레오 골든앨범 VOL. 1” 이라고 하는 것 같다.

 

박인희의 노래를 좋아했다.

음반을 사기 시작하고, 당연히 그녀의 음반을 3장 구하였는데

여기에 수록되지 않은 곡들이 있었다.

특히 얼굴” “접동새” “어느 여름날이라는 곡도 좋았는데

그 곡들이 구입음반에는 없었다.

알아보니 이게 박인희 솔로데뷔앨범에 있었고,

정상경로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80년대, 그때에도 이게 희귀한 앨범이었네)

결국 박인희 앨범 중에 이것만 중고레코드 가게를 뒤져 구했다.

 

 

나는 이 앨범이 그렇게 희귀한 것인지 몰랐다.

박인희 앨범 중 가장 상태가 안 좋고, 유일하게 중고음반이라

그동안 약간의 불만도 있었기 때문이다.

30여 년을 그렇게 생각했는데

2010년대 중반부터 LP (?)이 일기 시작하며,

슬슬 이 음반에 대한 이야기가 내 귀에도 들어온다.

박인희 데뷔 초반본은 콜렉터들이 환장한다고.

1972년 프린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것은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까지 돈다.

 

 

앨범사진이 내것과 똑같은 것 같아서 확인해 보니

이런,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바로 그 구하기 힘들다는 초반앨범이었다.

쟈켓 뒷면 아래 중앙은 물론, 알판 앞과 뒷면에 까지

모두 프린스레코드사 제작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알판 하단의 동그란 라운드 라벨 글자는

프린스레코(오)드사 제작이라고 (오)자가 첨가되어 있다.

 

Side A
1.모닥불
2.돌밥
3.얼굴
4.마지막 태양이라면
5.이사도라
Side B
1.소나무에 이름을 새기고
2.어느 여름날
3.접동새
4.아사녀
5.갈대밭에서

이 음반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분분한데

한국대중가요앨범리뷰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98927&cid=60487&categoryId=60495

 

박인희 스테레오 골든앨범 VOL. 1

이 앨범은 박인희의 솔로 가수 데뷔 앨범인 동시에 작사가 박건호의 데뷔 앨범이다. 또한 당시 국내 대중가요계에서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로서 박인희의 존재가치를 또

terms.naver.com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모닥불> 덕분에 이 앨범은 수차례 재발매했다. 가장 희귀한 버전은 1972년 프린스레코드에서 제작한 초반이다. 모든 버전의 음반 재킷 사진은 동일하지만 초반 뒷면에는 통기타를 든 박인희의 흑백 사진을 수록했다.

 

1973년 신세계레코드에서 발매한 재반 스테레오 골든앨범 VOL.1은 재킷에 <모닥불>, <돌밥>, <얼굴> 3곡을 표기했고, 뒷면에는 박인희의 사진이 빠졌다. 이후 계속된 박인희의 인기로 197557일에는 뒷면을 단순하게 디자인한 삼반을 발매했다. 재반은 흰색과 빨간색이 양분된 라벨이고, 삼반은 빨간색 라벨인 점이 다르다.

 

1976106일에는 음반사가 힛트레코드로 바뀌면서 재킷에서 <돌밥>이 빠지고 <모닥불><얼굴> 2곡을 표기한 4반까지 발매했다. 이 음반에는 <돌밥>, <마지막 태양이라면>, <소나무에 이름을 새기며> 3곡을 뺀 대신 <안녕>, <나의 사랑>, <이제는>을 수록했다." -위 리뷰에서 발췌

 

이 앨범은 중고LP마켓에서 상징적이겠지만 1,000만원까지 적혀 있고,

(물론 미개봉 A급이고, 품절 Sold Out 으로 되어 있다)

초반 아닌 것도 수십만 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조금 어리둥절한 상황이지만 어쨌든 내가 소장하고 있는 앨범 중 가장 오래된 거다

조금 얼떨덜 하다.


*B3. 접동새 : 노래 박인희 / 박건호 시 / 손흥수 음악

-노래 하나 듣고 가자. 위에 소개한 데뷔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1절은 낭송, 2절은 노래. 굉장히 소박한 곡인데 이상하게 나는 이 곡이 좋다.

-누군가는 이게 김소월 시라고도 하는데 앨범에는 박건호라고 적혀 있다.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목소리
대답할 사람은 멀리 갔는데
아직도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하나의 목소리
그 목소리 들어도 대답해 줄 수 없는 사람이
밤새워 울면서 듣고 있는, 누군가를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영원한 목소리

그 무슨 설움을 안고 왔기에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우느냐
천년을 울어 새운 산접동새가
이리도 내마음 울려주느냐
이리도 내마음 울려주느냐
이리도 내마음을.......


 

▣ 나머지 소장하고 있는 박인희 앨범들 ▣

 

Side A
1.세월아 
2.나의 소망 
3.들길 
4.알로하오에 
5.섬아기 
6.봄이 오는 길 
Side B
1.봄이 오는 길 
2.목마와 숙녀 
3.모닥불 
4.돌밥 
5.내 사랑아 
6.몰래 몰래

 

박인희를 모닥불이나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봄이 오는 길로 입문하고

그후 방랑자, 끝이없는 길, 하얀조가비, 스카브로우의 추억, 세월아 등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잘 알려진 곡들 말고도 좋은 곡들이 너무 많다.

곡 하나하나가 거를게 없다.

별게 아닌 곡 같지만 들을수록 감칠맛 나고,

조용히 생각에 빠지게 하는 곡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겨울바다, 그얼굴하나, 돌밥, 물긷는 여인, 어느 여름날, 아름다운 시절,

우리두사람, 잉크한방울" 등도 무척 좋아했다.

 

Side A
 1. 끝이없는 길
 2. 눈빛만 보아도
 3. 겨울바다
 4. 오늘
 5. 아름다운 시절
 6. 미루나무
Side B
 1. 햇님달님
 2. 물긷는 여인
 3. 잉크 한 방울
 4. 실바람 속에
 5. 나는너 너는나
 6. 그리운 사람끼리

 

담백한데 감성풍부한 노래들.

박인희 곡들은 애절한데도 정숙(?)하고,

그 정갈한 흐름속에서 알 수 없는 기품이 배어 있다.

요란하거나 절규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

음도 목소리도 단조로운 것 같지만

그 안에는 감정의 파고가, 알 수 없는 깊이가 있다.

 

박인희는 한국포크계의 전설이지만 모든 곡이 소품(?)같다.

곡의 길이도 대부분 짧다.

그러나 어떠한 대작에도 밀리지 않는 울림이 있다.

다소곳이 제자리를 잡고 수줍은듯 살며시 부르는 노래,

그녀의 곡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위아래 2집 / 3집 앨범 뒷면(오른쪽 사진) 좌상단에 밴드처럼 붙어 있는 스티커가

  박지영레코드의 상호(보라색부분)와 가격(흰색부분)이 적혀있는 견출지이다.

 

Side A​
1. 방랑자
2. 나무벤취 길
3. 그러면 됐지
4. 모닥불
5. 스카브로우의 추억
6. 장미꽃 필때면
7. 세월이 가면
Side B​
1. 다리 위에서
2. 모래알
3. 내가부를 이름은
4. 하얀 조가비
5. 그리운 사람끼리
6. 돌밥
7. 사랑의 휴일

 

한없이 맑은 여인이 부르는 그 시대의 연가.

조용하고 절제된 목소리로 따박따박 순정의 애증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던 박인희.

박인희는 아무런 강요나 억지도 없이 어느 순간,

나를 그녀의 세계에 젖어들게 했던 것 같다.

박인희. 그 목소리, 그 여린 선율에 빠져들었던 때가

어쩌면 우리들의 가장 순수한 시대였을지도 모른다.


 

*A3. 얼굴 : 낭송 박인희 / 박인희 시 / 손흥수 음악

-이것도 프린스레코드사 데뷔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랜만에 듣네.

-특이하게도 다른 곡들은 모두 누구 작사, 누구 작곡으로 되어 있는데

  이 곡과 위의 접동새만 앨범에 누구 시, 누구 음악으로 표기 되어 있다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 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