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블로그가 개편이 되어 없어졌는데,
옛날에는 블로그 소개인가 프로필인가라는 링크가 있었다.
그곳을 누르면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의 프로필처럼
해당 블로그의 소개를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왜인지 다음에서 없애버렸다.
나는 그곳에 이런 저런 소개를 하기 싫어
그곳에 그냥 정호승 시인의 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를 올려놓았었다.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 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 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 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꿈을 받아라.
꿈을 받아라.
내 블로그에 와 그곳까지 눌러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개설후 적어놓은 후 한번도 바뀌지 않은 내용이었다.
딴에는 시의 내용처럼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파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동안의 나는 과연........
뜬금없이 없어진 링크의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얼마전 마침내 환갑을 맞았기 때문이다.
허어, 환갑이라. 참으로 쑥스럽고 어색한 단어이다.
내가 환갑이라니....
60이 되면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고,
소위 말하는 연륜이 쌓여 무척 안정적인 상태인줄 알았는데
이거 뭐, 아직도 온통 혼돈과 방황, 무지의 상태이다.
그 혼란과 부끄럼 속에서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
그래도 한때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팠는데
이제는 뭔가 하는 자책감에 떠 올려 본 것이다.
10대, 20대로 넘어갈 때에 대한 기억은 아무 것도 없다.
30대로 진입한 날은 새해 일출보러 감포항 가느라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있었는데, 자정이 지나자 일행들이 박수치며
30대가 됨을 축하해 준 기억이 난다.
40대의 첫날은 프랑스 파리에서 맞았다.
한인식당에서 그래도 새해라고 떡국을 주었다.
나이나 생일 같은 것에 무심해 그동안 새해가 바뀌거나
10주기로 뭐가 변해도 특별한 감정이 없었는데
50대로 진입할 때는 그래도 감정의 동요가 있었는듯 하다.
그때 블로그에 이런 포스팅을 해 놓은 거 보니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나도....(2011. 1. 7)
https://blog.daum.net/lgy6203/28
얼마전 환갑이라 그냥 넘어가기 그렇다고
직계라도 모여 식사하자고 해서 할 수 없이 생일모임을 가졌다.
(우리 집안은 부모님 생신 외에는 서로 챙기지 않는다)
그날 어찌나 어색하고 이상한지.
한국식 나이로는 작년이 60살 이고, 그때는 별 감정이 없었는데
이날은 기분이 무척 묘했다. 환갑이라는 단어가 그래서인가?
아무튼 요즘 묘한 기분에 어색한 나날들이다.
언젠가 블로그에 이런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육체는 늙어가는데 정신은 안 늙어가 힘들다(2018. 1. 11)
https://blog.daum.net/lgy6203/195
그래 어쩌면 이같은 괴리감에서 오는 혼돈이지 않은가 싶다.
이제 많이 지쳤고, 육체적으로도 이곳저곳에서 이상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그 허깨비 육신의 나약함과 함께
정신도 슬슬 나태해지기 시작하는듯 하다.
어쩌면 가장 불안한 것은 나이먹음과 함께 정신도 썩어들어가는 것이다.
언제까지 바른 정신으로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제대로된 이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부디 그렇게 앞으로 살 수 있길 바라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희망을 만드는 사람 : 안치환
-정호승의 시에 안치환이 곡을 붙인건데 이 노래도 참 좋다.
-시와 또다른 정취로 힘을 북돋는다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고
돌아갈 길 없는 외로운 이 밤
촛불도 꺼져가는 시린 어둔 방에서
슬픔마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언젠간 오겠지 봄눈이 내리겠지
달려가 가슴 가득히 꿈을 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언젠간 오겠지 봄눈이 내리겠지
달려가 가슴 가득히 꿈을 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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