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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흘러가고 흘러오네

리매진 2022. 3. 13. 04:23

한달사이에 일어난 여러 변화들. 어쩌면 흘러가고 흘러오는 것들.

변화, 변경, 교체, 전환 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은 그저 흘러가고 흘러오며, 오늘도 내 주변을 흐른다.

 

       *발치 후 임플란트
2월에 아래 좌측어금니의 이빨을 뺏다. 무려 5개.
5년전 쯤에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시작하던 날은 기분이 이상했다.
방법이 없어서 하기로 했는데 그날은 묘하게 우울했다.
그후 3개 더 하고 이번에 또 하는데, 나머지 몇 개도 곧 시작해야 된다고 한다.
정상 성인의 경우 사랑니를 포함한 영구치의 갯수는 32개이고,
사랑니를 제외하면 28개라고 하는데,
나도 이제 1/3 정도가 내몸에서 생성된것이 아닌 인공구조물이 되는 셈이다.

 

요즘 팔자에 없는 치간치솔까지 쓰지만 이미 늦었나 보다.
진작에 관리를 해야 되었는데, 각성을 했을 때는 이미 망가진 뒤였는듯 하다.
이제 치아도 슬슬 내것은 가고 인공물이 자리잡는다.

        *핸드폰 기기변경
대부분의 일을 PC로 하고, 밖에 나가면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아
구형 핸드폰으로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기본기능만으로 충분한 통신습관이라 아쉬움이 없었는데
이번에 어플 하나를 사용할 일이 있어 깔아보니
이게 기본기능 외에는 더 이상의 세부기능이 안된다.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그 기능들을 다 사용하려면 구형폰으로는 안된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교체하고 며칠 이것저것 만져보니
그 어플 외에도 그동안 몰랐던 기능들이 참 많다.
오랜만에 바꾸다 보니 그 변화를 실감하는 중.
구형폰의 안드로이드 버전은 5번대 인데 이번 것은 12.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을 안 좋아 하고, 채팅같은 것도 싫어해

그동안 카톡을 안 깔았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이것도 깔듯 하다.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는 아니고, 조용히 살고 싶어 그랬는데
갈수록 다른 사람들의 항의에 설명하기 귀찮아서다.

(평생 네이트 온이나 메신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적이 없다)

또 많은 것이 카톡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돌아가는 세상에

특별히 나만 다른 처분을 해달라고 하기 뭐해서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한번 인연을 맺으면 잘 안바꾸는 성격인데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굉장히 살갑거나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고,

특별하게 좋은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무심한 편이다)
세상의 흐름따라, 문명의 발달에 따라

기기도 생각도 흘러가고 흘러오나 보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문물들이 나를 거쳐갔다.



         *정권교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됐다.
0,73%. 24만 7077표 차이로.
나는 이재명이 이기면 기적이고 그 차이는 10만표 정도일 것이고,
윤석열이 이기면 200만 표 이상 차이가 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개표결과 그 차이가 미미해서 적잖이 놀랐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나는 진 쪽에 투표를 했다.

선거때라 당연히 우후죽순의 논쟁들과 적반하장의 난무,
각종 공약의 성찬과 정치공학적인 싸움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나는 진 쪽이 그나마 더 낮다고 생각해서다.

(승패와 호불호에 관계없이 지금껏 어떠한 경우에도 투표는 했다)
크게 질꺼라 생각해 마음을 비웠고, 각오도 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그래도 기분이 좀 그렇다.

문득 2007년 대선때 이명박이 당선되던 겨울이 생각났다.
그때도 진 쪽에 투표를 했다.
이명박 당선 확정 다음 날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라디오를 듣는데
무슨 프로그램에서인가 김흥국이 나와 위대하신 이명박 어쩌고 그러는데
갑자기 오바이트가 쏠렸다.
그때가 아마 오후 두 세시 쯤이었을 거다.
이제 당분간 이런 구역질나는 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니 끔찍해졌다.

그래서 갑자기 여행사 이곳저곳에 전화를했다.

이집트를 한 번 가고픈 생각이 있던터라
12월 23일 정도에 출국할 수 있는걸로 알아봐 달라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시즌에는 일반적으로 일이 없어
그동안 여행을 그 기간을 끼고 다닌 적이 많았다) 
그날이 아마 12월 18일 인가 그랬는데
올해는 이미 다 마감이 되어 1월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항공권은 12월 하순부터 1월 첫 주가 최성수기로 가격도 급등한다)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하며 포기하려 하는데, 4시쯤 전화가 온다.
있단다. 그런데 그 날자는 안되고 이틀 날 출발. 오늘 5시 이전 확정조건.
남은 시간은 한시간 남짓, 결정해야 될 시간이 너무 짧아 당황.

말이 2일 째지 그날은 이미 다갔으니,

하룻만에 주변정리와 준비를 해야하는 일정. 무리 아닌가???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됩니다. 나갈 욕망이 크다 보니.

그렇게 순식간의 충동결정 후,

갑자기 이집트로 날아가 한국과 담쌓고,
나일강, 사하라사막, 아스완, 룩소, 홍해주변을 배회하다 왔다.

 

그러고 보니 이것도 벌써 15년 전.
그후로도 대선, 지선, 총선이 여러 번 있었다.
이쪽이 이기고 저쪽이 지고, 이쪽이 지다가 저쪽이 이기기도 하고....
국민들은 그때 그때 다른 선택을 한 것 같다.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사랑도 변한다.
내가 변하지 않아도 사랑이 변하기도 한다.
그런 세상, 그런 흐름에 요즘 들어 자주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나 보다 하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람도, 정권도, 사랑도 흘러가고 흘러온다.
단지 내가 흘러가고 싶지 않을 뿐.

           *봄이 왔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나 보다.
이리 날이 포근하니.

산불을 꺼주는 반가운 봄비도 이 밤 내리고.
날이 풀리면 그래도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해마다 같은 겨울이고 같은 봄이지만
계절도 그렇게 어김없이 흘러가고 흘러 온다.


                   *이성원-흘러가고 흘러 오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길 옆의 꽃잎처럼
아무도 막지 않는 저 빈 하늘 구름처럼
흘러가고 흘러오네 우리 배 항구 찾아 떠가네
도대체 어디만큼 가고 또 가고 가야지 닿을수 있나 그곳

사랑하는 내 님아 사랑하는 내 님아
그대 아시나 홀로 웃으며 아아아

밤내린 하늘 위엔 별이 반짝
여름밤 저 높은 곳에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은하수 배를 타라 흐르는 은하수 배를 타라
내 님아 저기 저기까지

언젠가 우리가 잃어버렸던 사랑과
언젠가 우리가 놓아버렸던 우정과 그 진심
오늘도 해가 뜨고 어젯밤도 달이 뜨고
우리집 앞엔 나뭇잎은 그 바람에 춤만 추더라

내가 사는 물골에 시냇물은 물이 넘쳐서 다리가 막히고
마지막 남은 힘으로 울음우는 저 매미소리
아 드디어 가을이 가을이 왔네

오늘은 또 어딜 향하여 간단 말이냐
내일은 또 어딜 향하여 깃발을 꽂는단 말이냐
아아아 아아아아 벗님들아 아아아

어느 언덕 어느 산을 오르고 또 올라가야
찢어져버린 우리 산하가 하나가 된단 말이냐!
대답없는 메아리 들려온지 벌써 몇 해

가자 님들아 저별 보면서 꽃피고 지는 이 세월
너의 가슴 속에 향기를 한웅큼 담아
사랑하며 안 갈래?

미워하지 마소 슬퍼하지 마소
꽃핀다 아이요! 달뜬다 아이요!
흐르는 물 맨치로 가다 가다 가다보면 내일은 바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