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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하드디스크와 전화번호부 정리-아모르 파티

리매진 2019. 2. 26. 04:35

 

그동안 메인으로 써왔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경고가 들어왔다.
메인이라고 해서 제일 용량이 큰 건 아니고 제일 기본적인 것이 담긴 것이다.
수많은 하드디스크가 있지만 이게 제일 중요한게
여기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들이 집적되어 있어서다.
크게 분류하면 사진, 업무, 개인저작물(?)이나 여러 래퍼런스.
사적일 수도 있고 공적일 수도 있는 핵심적인 파일들이 모두 이 하드디스크에 담겨있다.
-다른 건 다 날라가도 이 하드디스크는 날라가면 안 되는 것.

 


다른 디스크로 옮기기로 하고 한 번 정리해 보았다.
전에도 한 번 정리한 듯 싶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고 해서
전부 제목을 스캔하듯 보다가 궁궁한 것은 한번 열어보고 하는
좀 지루한 작업을 하는데 여러 생각이 났다.

문서를 비롯한 데이터파일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고,
사진파일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직접 PC를 다루며 문서작업을 시작한게 아마 1996년부터 쯤이었지 않나 싶다.
그때부터 생산해 낸 데이터들이 아직 살아 있고,
이후 해왔던 작업들의 파일들을 보니
참, 나도 벼라별 일을 해댔구니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거는 이것도 내가 했었나 하는 프로젝트도 보이고,
또 어떤 파일은 도대체 뭔 내용인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 열어보며
아, 이거구나 하며, 잊혀진 기억을 간신히 되살리기도 하였다.

 

 

 

 

사진파일들은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데
얼추 보니 2002년부터 슬슬 등장하기 시작한다.
위의 사진이 디카로 찍어 넘겨받은 내 인물사진의 처음 것인듯 싶다.
그 전의 사진들은 필름인화라 특별히 스캔한 거 조금 이외에는 없고,
(언제 한 번 마음먹고 과거 사진들도 스캔을 해야 할텐데....)
내가 디카를 소유한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슬슬 양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이후 2010년대 초반부터 급격히 많아지다가 후반으로 넘어와서는 양이 잠잠해진다.
아마도 디카로 사진을 찍으면 후속작업이 필요없고 추가작업비용이 들지 않아
처음에는 막 찍어대다가, 이제는 슬슬 질리기 시작하여 잘 안찍는 것 같다.


어쨋든 90년대 중반부터 직접 생산하거나 필요에 의해 가지고 있는 디지털 데이터들을
다 옮기기에는 조금 그래서, 마음먹고 정리하니 1/2 정도로 줄어들었다.

 


하는 김에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도 정리해 보았다.
여기서도 컴퓨터 파일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 있고,
기억을 더듬어 더듬어 보다가 아, 이 사람이구나 하는 사람도 있고,
10년, 20년 이상 한번도 통화해 보지 않았지만 확실히 누구인지 아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지금은 다른 세상으로 간 사람도 다수.....쩝....갑자기 슬퍼지네...


전화번호는 분명 필요해서나, 뭔가 인연이 있어서 입력해 놓았을텐데
이제는 관계가 끊어진거나 다름없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전부 다 꼭 나쁜 관계나 안 좋은 일로 그렇게 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살다 보니 그렇게 된 사람도 꽤 된다.
앞으로도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가 연락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사이가 되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서로의 기억에서 지어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혹시나 몰라 현재의 주소록을 PC에 백업해 놓고
내가 연락을 하지 않을 듯 하고 상대쪽에서도 굳이 내게 연락해 올 일이 없을 듯한 명단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니 이것 역시 1/2 정도로 줄어든다.
471명.-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하며 사는 듯 한데 2019년 2월.
정리해 놓고 보니 이렇게 내게는 500명도 안 되는 사람의 전화번호만 남았다.
이 숫자는 앞으로 늘어날까? 줄어들까?


이런 정리를 하다보니 한 20여 년의 인생이 며칠 새로 후딱 지나간 것 같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수 많은 관계와 인연으로 부대끼며 살아왔던 나날들.
그 인생의 지나간 여정에서 나는 무엇이었을까?
앞으로는 무슨 일과 관계가 펼쳐질까?
더 좋아질까?????? 나빠질까?????????


.............아, 모르겠다. 음악이나 들어야지.

 

*아모르 파티 : 김연자

 

 

 

산다는게 다 그런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 하지마. 모든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서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 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 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아모르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