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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겨울. 어느 하루의 꿈

리매진 2019. 1. 29. 03:12

 

어제 꿈을 꾸었다. 비몽사몽이 이어지면서 꿈은 연결되었다.
늘 꿈이 그렇듯이 긴가민가하면서 정신이 들자마자 바로 사르르 사라지는데
이 꿈은 세부적인 내용은 옅어지지만 확실하게 스토리라인은 기억나 한참 멍하니 있었다.

 

내용은 신파적이고 단순하다.
어딘지 모르지만 누구와 있는데 누가 여자를 데리고 갑자기 나타난다.
(강제로 잡혀있는 분위기)
보는 순간 나는 그 여자가 누군인지 알아보았고 여자는 나의 시선을 피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 복잡다단한 감정이 나에게 일어나고 복받치는 감정에 주체 못할 때
순간적으로 잠에서 깼다.

아 깼다 하는 느낌과 함께 순간적으로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고민하려는 때에
그 꿈은 다시 이어졌다.
여자는 어디 감금 비슷하게 되어 있고, 그 앞에서 그 여자의 사연을 누군가가 이야기 하고,
나는 그 여자를 구출하려고 꽤 처절한 행동을(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하고,
데리고 온 남자는 악인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어떤건지 지금 기억이 안나는 여러 몸부림이 이어지다가, 어떻게 해서 일이 풀린듯 하고

여자와 내가 다시 상봉하려는 찰나 다시 꿈을 깼다.


그리고 꿈을 깨는 순간에 나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햇갈려하다가
그 여자와 막 무슨 행동을 하려는 꿈으로 다시 이어지려는 찰나
아, 이게 꿈이네 하며 인식하고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니 내 방이었다.
그리고 한참 이상해서 미동도 않고 멍하니 있었다.
아, 꿈.......


무엇인지 모르지만,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벌써 모르겠고, 정확히 기억도 안나지만
느낌상 더없이 절실했고, 벅차오르며 격정적이었던 것 같았던 겨울 어느 하루의 꿈.
그리고 현실로 돌아와 나는 많이 허전했고
그 꿈의 세계로 돌아가 스토리를 이어나가지 못함에 많이 아쉬웠다
어쩌면 꿈에서는 끝을 보았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깨면 스르르 사라져 버리는 꿈이기에......


그러나 그 꿈의 여자가 누구인지는 확실히 기억난다.
40여 년 전 그 모습에 아무 표정이 없다가 눈이 둥그레지며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 마는 모습.
그런데 그게 전부다.
그 모습마저 지금 희미해져 그 다음에도 무슨 행동인가를 한 것 같은데 전혀 기억나지 않고
우습게도 그 표정마저 희미해져, 이게 뭐였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도 긴가민가 하는 어느 겨울날 하루의 꿈.

누구인지만 명확하고 모든 것이 신기루 같은 한 밤의 꿈이 왜 이리 긴 여운을 남기는지.
"잘 사나~~~ 긴 세월 지나 꿈에서나마  보았지만 그래도 가슴 벅찼어.
꿈은 계속 사라져 지금 쓰던 내용도 더 희미해지지만, 더 사라지기 전에 이렇게 기록을 남겨.
그런데 무엇인지 모르지만,  너무 우수에 젖어있는 것 같아 나는 가슴이 매었던 것 같아.
그래도 그때의 단아한 모습 그대로에 세월의 흔적처럼 주근깨만 조금 생긴 얼굴이었던 같은데
그래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순간적으로 나는 그 때로 돌아간듯 했어.
꿈에서나마도 나는 어쩔 줄 몰라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아주 잠깐 옅은 미소로 서로 이야기를 한 것도 같은데 그 내용이 기억이 안 나.

아무리 기억해 낼려고 해도... 그래서 답답해.
40여 년이 지나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아 궁굼타.......

그러고 보니 그 때 겨울바다를 함께 간 날이 이쯤이지 않나 싶네"


어느 겨울. 나는 꿈을 꾸었고,
오래 전 그 겨울이 생각나 오늘 하루,  먼 하늘을 보며 멍하니 지냈다.

그 겨울의 바다를 다시 느끼는 듯 가슴에는 파도가 살랑거렸다.

 

 

*강허달림 : 기다림,설레임

 
반딧불 춤추던 곳에 앉아 밤새껏 웃음을 나눴지
휘둥그레진 눈빛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빛의 움직임조차 하염없이 가다보면
어느새 한웅큼 손에 쥐어진 세상들 설레임들
 

그 누가 널 보았던가? 왜 숨길 수없이 드러내던지
빼곡히 들어찬 숨결조차 버거우면
살짝 여밀듯이 보일듯이 너를 보여줘
그럼 아니, 또 다른 무지개가 널 반길지

 
난 그저 나였을 뿐이고 넌 그저 너였을 뿐이니
너도 나도 나도 너도
너나할 것 없는 세상에 생각에 최선에 말들에 웃음에
이미 별 볼일 없는 것들이진 않아
 

기다림 속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겠지
아무렇지 않는 듯 흘려버린 시간들 공간들도
얘기할 수 있게 또 그래 기다림이란 설레임이야
말 없이 보내주고 기쁠 수 있다는 건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
바보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