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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육체는 늙어가는데 정신은 안늙어가 힘들다

리매진 2018. 1. 11. 22:24



매년 새해가 되면 나이라는 것을 먹는다.
그러면 어느새 내 연령이 틀려있다. 연도표기도 틀려지고...
얼마전까지와 큰 변화가 없는데 연령의 숫자가 바꾸니 다들 호들갑을 떤다.
무슨 엄청난 변화가 있는것처럼.
2017년과 2018년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가? 단지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55와 56이 뭐 그리 유별난가? 숫자 하나만 형식상 더해진 것 뿐인데...



언제부터인지 연도와 나이가 햇갈린다.
그래서 나이를 물어보면 나이는 잘모르겠고 출생년도는 몇 년도라고 그런다.
외울만 하면 나이가 바뀌니 고육지책으로.
본인의 나이 뿐 만이 아니라 불효스럽지만 부모님 것도 생년월일만 기억한다.
그래서 누가 정확히 몇 살이냐고 하면 순간 당황스럽다.


그런데 문제는 생물학적 나이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분명 그 나이에 맞는 외형이나 내면의 세계가 있는것 같고,
나도 그에 대한 선입관도 있는데,
스스로의 나이와 연관한 본인의 이미지에 대한 감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냥 나는 아직도 똑같이 생활하고, 아직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산다.
아주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산 것 같다.
나이에 걸맞는 생활과 행동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냥 생활과 행동, 생각이 예전과 큰 변화가 없는듯 싶다.


분명 나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주변환경들이 변해가는데
그렇게 살다보니 가끔씩은 정서적 괴리감으로 당황하는 때가 있다.
그리고 그 환경들에 대한 적응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금은 이방인같은 느낌으로 요 근래 세상을 사는듯 싶다.


어쩌면 육체는 늙어가는데 정신은 안늙어가 힘든 경우인 것도 같다.
그렇다고 무슨 정신이 20대 청춘같이 열혈청년은 아닌데
미묘한 정신적, 세속적 간극들이 삶에서 늘 상존한다.
만남에서나, 대화에서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나
이런 간극이 굳이 나이와 연관해 있는 것은 아닌데
다들 그 나이에 맞는 뭔가를 요구하는 듯하고
그것에 동의하여 생활하지 못하다 보니 가끔씩은 사람이 붕뜨는것 같은 때도 많다.
정확한 존재의 포지션을 잃고 방황하는듯한 느낌도 있고.....


이 나이에 아직도 방황(?)한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어쨋든 육체는 늙어가는데 정신은 안늙어가 힘든 때가 갈수록 많아지는 듯 하다.
먹어가는 나이를 한탄하는게 아니라 이 어정쩡한 상태, 그 간극들을 안고 사는 삶이
때때로 스스로를 당황하게 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새해들어 연도도 바뀌고 나이를 한살 더 먹었다고 하니 그 원인이
육체는 늙어가는데 정신은 안늙어가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생기는 세상과의 낯선상태, 화학적 결함을 못하는 여러 관계들....
그 정서적 간극은 언제나 해소될까?
성격이어서 영원히 그렇게 사는 것일까?
모르겠다, 아직은. 뭐 언제나처럼 그렇게 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그냥,  아직은 춤이라도 춰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강허달림


어린소녀 꿈을 꾸듯 허공에 나부끼고
여린 날개 활짝펴서 바람에 몸을 맡겨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이름없는 꽃씨하나 반겨라도 주면
숨겨있던 웃음꽃들 얼굴을 붉히네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세상 그 무엇도 푸른 날개짓을 막을 수는 없지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달빛처럼 파랗게 별빛처럼 노랗게
꿈속처럼 하얗게 마음처럼 빨갛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사진은 80년대 후반(아마도)에 찍어 놓은 것을 스캔한 것-촬영장소가 생각이 안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