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밴드 "허클베리핀"이 초청공연을 한단다.
동물축제반대축제에서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그래서 날 좋은 주말, 공연시간에 맞춰 잠깐 들렀다.
처음 가 보는 서울혁신파크 피아노 숲.
숲이라기에 그래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을 줄 알았는데 자그마한 동네 소공원 정도의 수준.
허클베리핀이 공연하는 5시에 따악 시간 맞춰 가니,
축제는 끝물이고 바로 그들이 공연을 한다.
아쉽게도 공연은 30분 정도. 무대도 없고 평지에서 하는....
한시간 정도 할 줄 알았는데 보자마자 끝나는 기분.
*허클베리핀 : Time to Say
-그 날 부른 곡 중의 하나. 현장공연 실황은 없어서 다른 곳의 것을 가져왔다.
온 게 아쉬워 정리수순으로 들어가는 축제현장을 둘러보니
좀 더 빨라 와 구경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하고, 요란스럽지 않지만 밝고 정갈하고.....
전체적으로 뭔지모르지만 맑은 분위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들이 동축반축을 하는 이유는 동물을 주제로 하는 축제가
동물을 사랑하고 아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을 학대하고 더 괴롭히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극단적으로는 동물의 이름을 걸고 하는 축제는 해당 동물의 대학살카니발이란다.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다.
고래축제는 고래고기 시식코너가 있고, 한우축제에서는 엄청난 소고기가 팔려나간다.
새우축제도, 산천어축제도, 송어축제도,대게축제도, 빙어축제도......
다들 그것들을 포획하고, 앞으로도 더 먹어달라는 프로모션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러한 축제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축제스케치영상(노컷뉴스)
-NocutV(동물축제 반대축제... 동축반축을 아시나요? )
-후반부에 공연관람하는 내가 쪼그많게 나온다.(언제 찍었나?)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것도 같다.
한마디로 그 동물축제날은 그 동물들의 제사날.
그런 걸 반대하는 축제이다 보니 애견인이나 채식주의자들이 많이 온듯 하다.
푸드트럭에서도 비건(Vegan)음식만 판매를 하고.
육식도 좋아하고, 집에서 애완동물 기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나와는 좀 다른 사람들.
괜히 찔렸다.
그래도 사람들은 다들 착하고 선한 기운이 흐르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거기에 현장 곳곳에 있는 특이한 건물과 조형물들이 더해져
피아노 숲 전체에 동화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사람들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요정(?)들 같기도 하고......
어느 여름 날, 자그마한 숲에 가니 동화속 같은, 요상한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은 너무 짧았고, 그곳 사람들은 동화속 사람들 같았다.
나는 마치 한여름의 꿈처럼 잠깐 딴 세상에 갔다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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