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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주마간산/국내

5월 퐁당연휴-2: 성주 소성리

리매진 2017. 5. 16. 22:56

같은 경북이여서 금방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멀다.
하긴 경북 동쪽 끝에서 서쪽 끝이니.
더구나 소성리는 면소재지에서 차로 20여분 더 들어가는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이었다.



한적한 이 시골마을에 온 것은 이번 연휴기간에 평화캠핑촌을 운영하기 때문에.
100여명, 대부분이 노령인 이 마을에 얼마 전 경찰병력 8,000여명이 마을을 포위하고
연로한 노인네들은 그들에게 속절없이 무너지며 망연자실했다.



"4월 26일 사드 기습 배치, 그 날의 기록…누가 웃고, 울고 있나요?"
http://www.newsmin.co.kr/news/20247/


그리고 그곳 할배, 엄니들은 누가 우리 좀 도와주소를 울며 외쳤다.
그런 외로운 마을에 그냥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전형적인 시골마을.
이런 일이 없었으면 며칠이고 외지사람 한 명 지나다니지 않을듯한 고즈녁한 마을에
절규하듯 프랑카드들이 집집마다 나부낀다.
마을은 마음데로 돌아다닐 수 있으나
사드배치지지로 향하는 길은 어김없이 경찰들이 막아선다.









*정산종사 탄생지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의 탄생지가 이곳이랜다.
아담하고 소박한 이곳이 원불교의 성지.





*주간스케치
낮에는 마을 순방도 하고, 강의도 있고, 끼리끼리 담소도 나누고,
여러 종교의 의식도 있고......돌탑도 쌓고, 그곳에 페인팅도 하고
언뜻 보면 나이와 종교를 초월한 지극히 평화로운 공동체같다.












어느 그룹인지 모르지만 젊은 애들이 율동연습을 하고 있었다.
5월의 푸르름만큼이나 싱그러웠던 그들.
그 싱싱한 펄떡거림이 부러워 한참을 쳐다보았다.




마을앞 메인도로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베이스캠프는 차려져 있고,
이곳에서 10여분 올라가면 진밭교가 나온다.

조그만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은 수많은 경찰버스와 경력들.
그리고 그곳에서 농성중인 원불교 교무님들.
우습게도 이 곳을 지나 올라가지 못한 도로부터 이팝나무가 하얗게 피어있다.
계곡따라 그 길이 진짜 아름다운 곳인데 이제는 못 올라간단다.









캠핑은 메인장소가 2군데 정도 있지만,

마을곳곳에 적당한 장소가 있으면 알아서 하면 된다.
나는 마을 언덕배기에 비닐하우스까지 쳐진 침상이 있어 그곳에서 숙박을 했다.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나무그늘까지 있어 천하의 명당.



*야간스케치
밤에는 문화제가 열리고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여러 발언과 소개, 노래, 영화상영까지.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은 그곳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평화를 외친다.
다행히 비는 점점 잦아들고,

세상과 격리되어있는 듯한 소성리의 밤은 그들과 함께 깊어만 간다.








소성리 할배, 할머니들이 고맙다고 한다.
자신들은 힘이 없어 어떡할 줄 모르겠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보조장치가 없으면 걷기도 힘드신 분들이다.
그분들이 보행기를 힘겹게 밀며 우리에게로 온다.




나는 사드가 좋은지 나쁜지 특별한 군사적, 과학적 지식이 없어 모른다.
솔직히 말해, 설명해줘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수준도 안된다.
그래도 그곳에 한 번 가 본 것은.
평생을 일만하다 병약해진 촌노들의 마지막 외침이 그곳에 있는듯 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