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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담(私談)

벨라 챠오(bella ciao)-한없이 슬픈, 그러나 더없이 흥겹기도 하는......

리매진 2013. 4. 23. 04:15

 

 

한없이 여리다. 한없이 침잠하게 한다.
어쩌면 이렇게도 소리가, 음성이 사람을 가라앉게 하는걸까?
마치 슬픔의 끝을 보게하는 듯한 리듬과 소리....

이 음악을 들으면 마치 어둠의 심연에 한없이 빠져드는 듯 하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느릿느릿....
마치 물귀신에 잡혀 서서히 바다 한가운데로 무심히 내려가는 듯한 분위기.
그 끝은 없다. 그러나 한없이 음을 따라 심연 저 아래로 내려간다.

벨라챠오는 그렇게 아니타 레인(anita lane)의 목소리로 처음 나를 찾아 왔다

 

*bella ciao-anita lane

 

 

그러고 이 노래를 잊고 있었는데 신하균 주연의 예의없는 것들의 영화를 보는데 이 음악이 깔린다.
죽어가는 연인의 마지막에 드리우는 벨라챠오의 선율과 anita lane의 찐득찐득한 저음.
피투성이로 아스팥트에서 죽어가는 신하균에 오열하다가 함께 거리에 누운 여주인공은
우습게도 이렇게 말한다.

 

"나 처음으로 행복한 거 있지.

바닥이 차지. 이제 잠들면 따뜻해질거야"


라스트씬의 처참한 비극의 끝에 아주 길게 깔리는 벨라챠오.

그래, 벨라챠오는 한없이 슬프고 애닯은 곡이었다.

슬픔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들어야만 하는 음악.

 

 

가사도 모르고 배경도 모르는 이 음악을 그저 더없이 슬픈 노래라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이 노래 참 사연이 많다.


파시즘에 대항하여 싸운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노래.
내일이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길을 떠나는  파르티잔 청년이

자신의 애인을 생각하며 불렀다는 이 노래.
이탈리아 민요에 가사를 붙여 이탈리아 파르티잔들이 불렀던 애달픈 노래를
세계각국의 가수들이 불렀단다
찾아보니 프랑스의 이브몽땅, 칸쏘네의 여왕 밀바를 비롯하여 그리스 국민가수 마리아 파란두리,
영국밴드 첨바왐바등 유명인들의 곡 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의 다양한 버전이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렇게 슬픈 노래가 한없이 흥겹기도 하고 비장하기도 하다.
한없이 여려 침울하게 하던 노래가 어느새 힘을 불끈불끈 솟게 하기도 한다.

서두의 여린 가락은 어느부분부터인지 반전되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특히 아래 Maria Farandouri의 버전은 더 그러는 듯)

다양한 버전에서 편곡의 놀라움을 알게 해주는 음악.

 

*Bella Ciao - Maria Farandouri

 

 

그래도 가장 열정적인 건 이탈리아 포크락그룹 Modena City Ramblers가 부른 것이다.
실황라이브를 아마츄어가 편집하여 올린 것 같은데 들으면 신이난다.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르게 한다
처음과 중간, 중간의 오보에(?) 소리는 어찌 그리 기막힌지.
그리고 관중과 함께 부르는 합창도 정말 열광적이다.

(영상중의 인서트로로 나오는 흑백장면은 그때 당시의 파르티잔의 모습인 거 같고
 칼라로 나오는 산은 그들의 주활동무대인 것 같다)

 

*Bella Ciao - Modena City Ramb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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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내용은 이 음악의 배경을 알려주고, 내 생각과 비슷한 음악평이 있어 옮긴 것이다
인터넷신문 신문고에서 가져왔는데(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646§ion=sc9)
원문은 한겨레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것 같다
원본글 바로가기가 있는데 ☞ http://blog.hani.co.kr/rufdml/  원본을 보려 클릭했는데 닫혀있다


*내가 듣는노래; '그대 나를 묻어주오'... 벨라 챠오
-이탈리아의 쓰라린 역사와 비감어린 사연이 흐르는 노래 (By 굴렁쇠)
▶ 오스트레일리아 가수 아니타 레인(anita lane)

  
비바람 몰아치는 들판에서 내가 본 것은 들풀 들꽃의 격렬한 몸짓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언 땅을 치는 풀잎 아우성을 듣지 못했다. 
비틀거릴 때마다 의지했던 노래가 하나 있다.
인터내셔널가와 더불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민중들이 군중집회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 벨라 챠오(bella ciao)다. 
벨라 챠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빨치산들이 노랫말을 고쳐 부른 혁명의 노래로 유명하다. 
 이 노래가 날개를 단 것은 1948년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서
이탈리아 학생 대표들이 부르면서였다.

 

 벨라 챠오는 원래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노동요다.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그렇듯이 느린 템포가 특징이다.
 벨라(bella)는 '아름다운 아가씨, 사랑하는 여인'이고, 챠오(ciao)는 '안녕'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벨라 챠오를 '안녕, 내 사랑' 정도로 번역하는 것 같다.
 
벨라 챠오는 이브 몽땅과 밀바, 마리아 파란두리, 첨바왐바 팝밴드도 불렀지만
이들 말고도 전 세계의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버전으로 불렀던 노래다.
굵고 짧은 빨치산의 생애와는 달리 벨라 챠오의 생명력은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았다.
그러나 이들이 부른 노래는 대개가 경쾌하고 속도감이 있다.
투쟁 현장에서 전열을 가다듬을 때 부르면 맞게 편곡돼 있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아티스트 아니타 레인(anita lane)이 부른 벨라 챠오는 어딘가 다르다.
이탈리아 빨치산들이 부른 원곡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노래로 꼽아도 될 정도다.
그녀의 노래는 자신의 음반에 수록돼 있다.
그녀가 부르는 벨라 챠오를 들으면 비장하다 못해 명치 끝이 아리다.
언제 죽을지 모를 운명의 빨치산 청년이 사랑하는 애인(조국)과 헤어지면서 부르던 노래,
산악과 계곡에서 수많은 전사들이 죽어가면서 불렀던 노래와 가장 닮아서일까. 그래서 숨이 차다.
 
이탈리아의 쓰라린 역사와 비감어린 사연이 흐르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파시스트와 나치 독일군에 쫓겨 산악 지방에 은거하던 빨치산들을 그려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군과 함께 이탈리아 북부로 패퇴해 가던 무솔리니와
그의 애인 클라라를 함께 처형하던 그 순간에도 이탈리아 빨치산들은
풀잎 아우성으로 이 노래, 벨라 챠오를 부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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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1; Bella ciao-Iran

 

보너스로 가장 음질, 화면, 녹음이 잘 된 버전이 있어 가져왔다.
이란버전이라는데 내가 들어봤던 벨라챠오 곡 중 속된 말로 가장 간지작살인 버전이다
아마 이란녹색혁명을 배경으로 영상을 만든 듯.
누가 부른지 모르지만 곡도, 영상에  삽입된 스틸컷들도 예술이다
소위 말하는 세속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고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버전

 

 

*보너스2; Modena City Ramblers & Paolo Rossi

 

이것 역시 오늘 찾은 곡.
위의 Modena City Ramblers가 객원가수인 Paolo Rossi와 함께 한 공연인데 신난다.
2007년 공연실황인듯 한데 1분만 지나면

손뼉치고 포크댄스, 탭댄스 치며 같이 노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학창시절 대동제때 수많은 사람들과 농민가 부르며 해방춤을 추던 때가 문득 생각나게 한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도, 한바탕 흥겹고 싶을 때도 다 좋은 노래 Bella Ciao

같은 곡이지만 편곡마다 다른 느낌을 주어 버전별 연속으로 듣는 음악.

Bella Ciao. 이 곡은 과연 슬픈 곡일까? 신명나는 곡일까?

 

<참고로 이외의 다른 버전 주소 몇 개 더>

-같은 곡이지만 부른 이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다

당연히 거기서 오는 느낌도 틀리다

 

*bella ciao-사베지로즈(Savage Rose)/여

-애잔한 분위기. 호소력있는 허스키의 흐느낌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oKVRlzxdeIA

 

*bella ciao-암파라노니아(Amparanoia)/여

-빠르고 절도있음. 시원스럽고 힘찬 여자목소리.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6fuI7lTDr24

 

*bella ciao-밀바(milva)/여

-1971년 실내공연실황. 밀바팬들은 오랜만에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http://www.youtube.com/watch?v=-cMnN4wc-LI&feature=player_detailpage

 

*bella ciao-마누챠오(Manu Chao)/남

-리듬감 좋음. 살랑살랑 음이 잘도 넘어감

http://www.youtube.com/watch?v=2-1P68DlVZo&feature=player_detailpage

 

*bella ciao-첨바웜바(Chumbawamba)/남

-아련하면서도 경쾌함. 적당한 긴장감을 계속 고조시키는게 일품

http://www.youtube.com/watch?v=ZaomLvwS8Rw&feature=player_detailpage

 

*bella ciao-이브몽땅(Yves Montand)/남

-이브몽땅의 1963년. 거의 발라드 수준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CEn6ToGDd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