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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담(私談)

오늘 하루-올해 한해

리매진 2011. 12. 29. 02:05


 

*오늘 하루(노래; 이문세)

 

밥 한 그릇 시켜놓고 물끄러미 바라 본다. 오늘 하루, 내 모습이 어땠었는지?
창가에 비쳐지는 건 나를 보던 내 모습. 울컥하며 터질 듯한 어떤 그리움.
그리운 건 다 내 잘못이야. 잊힐 줄 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 걸, 그때는 알 수 없었어.

 

고개 숙여 걸어 가는 나를 보던 가로수. "실례지만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나는요 갈 곳도 없고 심심해서 나왔죠. 하지만 찾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랬지 내가 말해줬지. 잊힐 줄만 알았다고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엔 날리어 다시 갔으면....

 

맑은 밤하늘엔 별이 편안히들 웃고 있어. 저렇게 나도 한 번 웃어 봤으면,
어둠 속에 비치는 건 흐르는 나의 눈물. 차가운 주먹에 훔쳐 뒤로 감추네.
그리운 건 다 내 잘못이야. 잊힐 줄 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 걸, 그때는 알 수 없었어.

 

라리라라 라라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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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에 망연할 때 듣는 이문세 13집의 노래.
그냥 음유시인처럼 흥얼거리는 것 같은데 사람을 살살 아리게 한다.
"실례지만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어디로 가는 걸까??
"하지만 찾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래도 찾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선문답 같은 가사에, 그 여릿한 선율에 몸을 맡기면 이런저런 생각에 몇 번이고 듣게 된다.
-별거 아니지만 뭔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노래,
-일상의 모습을 참 담백하게 풀어낸듯 하지만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음악.
몇 번이고 듣다보면 갑자기 울컥하며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가게 할 듯 하다.


그런데 이 노래가 한 해가 가는 마지막 쯤에 들으면 더 가슴 아리게 한다.
가사 처음 부분 몇 단어 바꾸면 일년의 마지막에 회한 같은 것을 느껴지게 하고....

 

12월 달력 마지막 장 물끄러미 바라 본다.

올해 한해, 내 모습이 어땠었는지?
창가에 비쳐지는 건 나를 보던 내 모습. 울컥하며 터질 듯한 어떤 그리움.
그리운 건 다 내 잘못이야. 잊힐 줄 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 걸 그때는 알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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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올해,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를 보고 노래처럼 누군가가 묻는다.

 "실례지만 올해 어떻게 사셨습까?"
내가 대답한다.

 "나는요 계획도 없고 그냥저냥 살았죠. 하지만 찾고 싶은 것이 있긴 했어요"
정말 잊힐 줄 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 걸,

 그때는 왜 할 수 없었을까?
아니 알면 과연 제대로 했을까?
 
역시나 올해도 많은 후회만 남기고 이렇게 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