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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담(私談)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한 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 울림의 끝은....

리매진 2012. 9. 23. 02:16


같이 미쳐볼까? 음악에 미쳐볼까?
모든 걸 다 짜내어 날아가버릴까?
허클베리핀은 절망, 아픔 등의 감정을 음악에 버무려, 그 사운드를 따라 어디론가 가게 한다.

때로는 어두운 멜로디로, 때로는 포효로.

 

 

허클베리핀-그들은 가수다. 인디뮤지션이다. 로커다
일단 분위기는 이렇다
2009년 Yellow Concert Live 할때의 티저영상인데 대충 이것만 보아도 이 팀의 색깔을 알게 해준다

 

 

허클베리핀을 안 건 작년 2011년이다.
아마 서울광장 야외무대에서 처음 접한 것 같다.
출연진에 허클베리핀이 있었는데 쉽게 말해 듣보잡이라 관심밖이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이라는 동화도 있어 거기에 연관하여
나는 아마 마로니에나 자전거 탄 풍경 같은 소녀감성의 발라드 가수그룹이라 생각하였다.

(곰곰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내 행적과 관련하여 몇번 이들을 마주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듯 한데

아마 이런 선입견으로 주목하지 않아 내 관심권으로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무관심으로 잡답이나 하며 있는데 이런 무대분위기가 이상하다.
내가 좋아하는 비트에, 파워풀한 목소리에 적절한 리듬까지.....
누구냐? -허클베리핀이란다.
그날부터 나는 허클베리핀의 팬이 되었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숨이 가뿌다
가뿐 숨이 용광로가 되어 마지막에 산산히 부서져 버릴듯 하다.
여릿여릿 단조로운 리듬에도 힘이 있고
살살 어깨춤을 추게하는 가락은 어느새 손가락을 까닥거리다가 슬며시 헤드뱅뱅을 하게 한다.


곡은 슬픈데, 가사도 아픔이 묻어있는데 그들은 울지 않는다.
결코 울지 않는 깊숙한 속마음에서 뿜어내는 그 절절한 울림.

냉소와 자학이 때로는 분노가 되어 거침없는 절규를 하게 하는,

그래서 아프지만 의연한, 그들만의 서정과 음악이 되어 가슴을 파고드는 마력을 그들은 구사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사운드가 강해서 가사는 안들어 온다. 단지 리듬 뿐

그러나 어느날 그 가사에 시와 같은 은유와 노랫말 행간 사이사이에 서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어쩔때는 그 비장함에 미칠 것도 같고, 가슴을 저미는 사운드와 보컬은 흥분을 넘어
누군가의 말처럼 로큰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내게 록밴드의 멋짐을 알게 해준 그들-허클베리핀

아, 나는 이들을 너무 늦게 안 것 같다.

 

 

*이소영(보컬)
이 여자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외견상 이쁘지도(?) 않고 뭔가 해벌쭉하기도 하고, 약간은 수줍어 어쩔줄 모르는 듯한 인상인데
(실제로 뭔가 어색돋는 행동과 어설퍼보이는 액션이은 어정쩡한 느낌을 준다-그래도 씩씩하긴 하다)
반주만 시작되면 180도로 확 변한다.
무대를, 관중을 휘어잡고 놔두지를 않는다.

 

거친 목소리, 약간 허스키한 음색으로 내리꽂는, 그리고 절정으로 달려가는 카리스마.
중성적인 스타일에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와 그 폭넓은 가창력은 할 말을 잃게 한다.

거침없는 에너지와 음의 한계까지 가볼 것 같은 폭발적인 샤우팅.

이 여자는 항상 그 공연이 마지막인 것 같다. 그렇게 오르다 터져버릴 것 같다

모든 것 다 쥐어짜고 마침내 산화해버릴 것 같은 혼신의 열정.

그래서 너도 부서지고 나도 부서지고 모든 것의 끝장을  그 무대에서 보게 하는듯 하다

아, 모두 터져버릴 것 같아...


그리고 어느 순간 이 여자, 범접할 수 없는 야성미에 넋을 잃게 한다.

또 그리고 문득, 이 보이시한 여자가 갑자기 섹시해짐을 느껴야 하는 것은 무슨 반전일까?

 

 

*이기용(기타, 보컬)
이 친구의 음성을 처음 듣는 순간 나는 바로 핑크플로이드의 The Wall이 떠올랐다.
중저음의 매력을 유감없이 뿜어내는 그의 목소리.
아, 남자인 나도 반하게 하는 목소리의 소유자다
처음 이 친구가 연주와 함께 첫 가사를 잔잔히 불러내면 한마디로 뻑 간다

가만히 보면 이 친구 항상 관조적이고 여유롭다. 느낌이..

 

이 사람 인터뷰를 찾아보니 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그의 사고도 존경스럽다

"뇌로 음악을 하게 되면 음악을 그만둬야 한다는, 가슴으로만 음악을 할 것 같은 사람,

음반보다 시집이 더 많다는 사람

진보에 대한 명확한 믿음으로 모든 이들이 다함께 가는 것.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함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람"

 

보니 이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아픔이 있는 여러곳에서 수많은 공연을 했다

일반적으로 음향시설이  안좋은 곳에서는 공연을 꺼리는데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음악을 선물했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이소영의 육성을 처음으로 들은 내용이  힘내세요. 음악하는 사람이라 드릴 것이 음악밖에 없네요였다)

 

음악적 수준 뿐만 아니라 개념도 있는 뮤지션이다-멋있다

 

 

 

아래는 이곳저곳에서 검색하여 링크를 걸어둔 허클베리핀의 음악들.
나는 이들의 음악을 한번 듣게 되면 질릴때까지 거의 전곡을 듣는다
특히 5집은 완전 명반이다. 물론 다른 앨범도 좋지만 음반발매의 반대의 순으로 좋아한다.

 

또한 라이브가 좋아 이곳저곳에서 찾아 보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라이브가 음질이 안좋다.
대부분 일반인이 현장에서 찍은 듯 한데, 그래도 현장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되어 감동이 배가된다.
그래서 같은 곡을 일반음원을 먼저 듣고
이어서 생라이브를 보면 음질이 형편없어도, 이것 역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그래서 비록 열악한 상태의 현장영상도 함께 링크를 걸었다)

 

같은 곡에 링크가 복수로 있는 것은 첫번째는 음질위주고,

그 다음부터는 상태가 안좋지만 현장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링크를 건거다

 

 

 

-------------------------------<쫓기는 너>-----------------------------

 

실내공연-쫒기는 너

 

야외공연-쫒기는 너

 

 

 

-------------------------------<Girl Stop>-----------------------------

 

뮤직비디오-Girl Stop

 

 

 

-------------------------------<도레미파>-----------------------------

 

뮤직비디오-도레미파

 

 

 

-------------------------------<Time To Say>-----------------------------

 

실내공연-Time To Say

 

 

야외공연-Time To Say; 2011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빗소리>-----------------------------

 

자작뮤직비디오-빗소리

 

 

야외공연-빗소리; 콜트공장락페

 

 

실내공연-빗소리

 

 

-------------------------------<폭탄 위에 머물다>-----------------------------

 

일반음원-폭탄 위에 머물다

 

 

실내공연-폭탄 위에 머물다

 

 

-------------------------------<내달리는 사람들>-----------------------------

 

일반음원-내달리는 사람들

 

 

실내공연-내달리는 사람들

 

 

-------------------------------<사막>-----------------------------

 

실내공연-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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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이 귀에 익으면 아래 것도 한번 보면 좋을 듯.

음질이 개판이라 곡을 모르고 들으면 소음이지만

어느 정도 그들의 분위기를 숙지하고 보면 일종의 하이라이트라 볼 만하다

 

 

허클베리핀 공식팬카페 ; http://cafe.daum.net/Finn

 

사진은 위의 팬카페 등에서 수집한 것이다

 

=====================아래에 참고로 음악전문가의 리뷰 하나를 전재한다===============

 

다음의 명제를 늘 껴안고 있었다. "사람들은 비평이라는 말을 들으면, 바로 판단이라든가 이성이라든가 냉안이라든가 하는 단어를 떠올리지만, 그와 동시에 애정이라든가 감동을 비평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비평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고바야시 히데오)

그러니까 나에게는, 음악에 대한 글을 통해서 객관과 보편을 말하려는 욕심이 없다. 솔직히, 음악을 논하는 행위에 있어서 그런 것들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나는 음악으로부터 거대한 진리를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그마한 사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허클베리핀의 신보 [까만 타이거]에 대한 이 글은 지독한 나의 편견으로 써질 것이다.

황량한 음악을 위한 담론만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허클베리핀 음악의 생존가(價)를 설명하는 일은 발터 벤야민의 저 유명한 선언의 주어를 영화에서 음악으로 바꿔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라고 나는 언제나 확신해왔다.) "음악이 현실을 피해가려 할 때, 결국에 그건 파시즘을 미학적으로 다루는 일"일 뿐이다. 허클베리핀의 음악이 왜 평단과 팬들 모두에게서 '좋은 음악'으로 공증 받고 있는가. 거기에는 다름 아닌 '현실과의 긴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2집에 수록된 '사막'이나 3집의 '불안한 영혼', 4집에 실린 '내달리는 사람들', '그들이 온다', '죽은 자의 밤' 등이 그러했다. 그러나 음악은 문학이나 시가 아니다. 언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운드가 요철처럼 들어맞을 때, 음악은 스스로를 중심 잡는다.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된 'Girl Stop'과 '쫓기는 너'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허클베리핀에 대한 나의 판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트위터에다 대고 '폭트'를 날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멜로디가 살아있는 '굿 송'에 대한 허클베리핀의 장인적인 고집이 선연하게 느껴진 까닭이다. 폭트에 대해 답변을 보낸, (허클베리핀의 음악을 처음 들어본) 트친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록 음악인데, 멜로디가 정말 좋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나의 멘션. "음악이 맘에 드셨다면, 가사도 꼭 찾아보세요."

그렇다면 가사는 과연 어떤가. 평론가 신형철의 언어를 빌려와 얘기하자면, 허클베리핀의 가사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먹는다. 이를테면 거울이 아니라 위장인 것"이다. 당대 현실의 세목(細目)들을 순서대로 나열해 반영하는 것은 결코 좋은 가사가 아니다. 그것을 조금은 빠르거나 느린 속도로 조절해 소화해내는 것이 좋은 가사인 것이다. 소외된 자들의 연대를 강조하는 'Brothers'나 "세계는 나에게 말했지... 너무 두려웠지... 노란 숲으로 나는 날아가네."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Salt Bird' 등이 이를 대변해주는 노래들이다.
세계의 부조리를 향한 처절한 외침을 들을 수 있는 'Stay on Bomb'도 마찬가지. 7분에 달하는 타이틀 곡 '까만 타이거'에서는 빛나는 메타포를 통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그 어떤 이상향을 노래하고 있으며 '날이 새도록' 역시도 그 대상이 '까만 타이거'에서 '그 날'로 바뀌었을 뿐, 같은 주제의식을 공유하는 노래다. 2007년 인터뷰에서 이기용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은 과거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랑과 희망만 있다고 하는 건 가식일 뿐"이라 말했는데, 그러한 그의 태도가 새 앨범에서도 변함이 없어 반갑다. 언제나, 우리가 바라는 그 어떤 진짜 삶은 지금과 여기가 아니라 그 어딘가와 언젠가에 있음을, 허클베리핀과 이기용은 잘 알고 있다.

음악에 있어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냐는 것은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언제나 선결되어야하는 것은 '안 변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고, 모든 예술에 있어 사람들은 이것을 '진정성'이라고 불러왔다. "우리의 음악이 주류로 진입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허클베리핀은 협소한 영역 안에서 깊게 침투해 들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즉, 수평적 포괄이 아닌 '수직적 예리'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음악. 망원경이 아닌 내시경의 음악. 전망이 아닌 심연을 보여주는 음악.

이기용의 창조적인 기타 리프 만들기와 마치 그림을 그리는 듯 다채로운 테크닉을 선보이는 이소영의 보컬 능력, 그리고 근 15년간 단련되어 특출한 밴드 하모니는 더 말해 무엇하랴. 몇 년 새, '핵심을 찌르는 로큰롤'을 수시로 강조했던 허클베리핀은 새 앨범에서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적인 요령(要領)을 완벽하게 점령해냈다. 이른바 8비트로 상징되는, 그래서 어쩌면 단면적일 수도 있는 로큰롤 어법이 멤버들의 재능에 따라 얼마든지 다채로운 색조를 띌 수 있는지를 본작의 수록곡들은 다시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기용, 이소영의 새로운 2인조 체제가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음반의 압권은 단연 '쫓기는 너'에 그 방점을 찍는다. 탁월한 변주 능력과 마지막 부분에서의 중첩되는 코러스의 합창은 가히 로큰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Girl Stop'이 적시적소에 밀고 당길 줄 아는 밴드 하모니로 '선빵'을 날리지 않았다면, 그 감동의 크기가 다소는 줄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세심하게 곡 순서를 배치한, '하나의 앨범'이라는 얘기.

또한 'Brothers'의 경우, 전반부와 후반부의 멜로디가 절묘하게 맞물리는 '로큰롤 송가'인데, 이 덕분에 현장에서 더욱 큰 설득력을 발휘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능란하게 변환되는 곡 전개와 떼창을 유도하는 구성으로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빗소리'는 작년 발표된 라이브 앨범에서 먼저 만날 수 있었던 트랙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표현들은 결코 수사적인 상찬이 아니다. 나의 내면에서 발화되어 나온, 그 어떤 불가피한 진심이다. 그들의 새로운 음악과 가사가 하나가 되어 울리는 공명을 향해 발사하는, 나의 필사적인 러브 레터다. 이 편지에는 보편적 진실이라고는 거의 없다. 다만 나의 주관이 매혹적으로 담겨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