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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마실]해방촌 빈가게-수줍은 음악회

리매진 2011. 7. 28. 03:26


무키무키만만수의 공연이 해방촌 빈가게에서 있다길래 집에서도 멀지않아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해방촌도 구경할 겸, 수줍은 음악회(공연이름이다)도 볼 겸,
빈가게 운영도 궁굼하고 해서 한 번 가보았다.

 

해방 후 실향민들이 남산중턱에 모여들어 처음에는 땅을 파고 움막을 짖고 살기 시작하다가
이후 판자집으로 달동네를 이루다가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해방촌
반포대교를 넘어 시내 드나들때 숱하게 보아 온 해방촌이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은 입구가 없는 듯한 따로의 공간같은 곳이었다.
마치 성처럼 남산아래에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곳처럼.
그러고 보니 서울역 후암동 쪽으로 해서 용산고 부근까지는 여러 번 가본 것 같은데
왜 바로 연결되는 해방촌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을까?



녹사평역에서 미군부대따라 슬렁슬렁 올라가는 길.
차타고 오갈 때 항상 전경이 눈앞에 펼쳐져 그럴 줄 알았는데
걸어서는 가로수 때문에 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태원쪽에서는 여기가 입구인데 이동네 문법으로는 이쪽이 마을버스 종점이라고 한다
미군부대와 이태원이 가까워서 그런지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게들과
서양인 뿐 만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 이슬람 쪽 분위기의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골목길을 다녀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여러 피부의 사람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3호터널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저곳에 왜 그런 것이 있나 늘 의아했는데 이번에 그 궁굼중이 풀렸다.
왼쪽 붉은 벽돌집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지하보도가 있어 사람들이 오갈 수 있었다.
비록 많은 가구수는 아니지만 오른쪽에도 고립된듯한 민가들이 있었는데
초등학교도 있고 3호터널 입구 바로 위로 차가 오갈 수 있는 길도 있다.


 

남산타워를 바로 이고 있는 용암초등학교의 위엄과
낯선 나그네를 경계하며 쳐다보던 강아지-불렀더니 엄청 짖어대 도망갔다


 

 

 

거의 다 가 연립주택으로 빽빽하게 지어진 해방촌의 골목.
그 답답한 골목사이로 그나마 숨통을 트여주듯 남산타워가 어디서나 보인다 


 

아직은 옛 동네의 정서가 남아 있는듯
동네 나이드신 분들이 골목길에 나와 수다를 떨고
지금은 거의 없어진 동네 목욕탕도 몇 군데 보았는데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듯 했다


 

 

 

이동네의 중심부인 듯한 해방촌 오거리
차도 사람도 많고 행정관서도 다 이 부근에 몰려있다 


 

 

이 길이 남산순환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길(남산도서관에서 하야트 사이)
그러고 보니 남산남측순환도로에서 바로 아래에 있는 동네이다.
그런데 왜 그곳을 늘 지나다니면서도 그동안 그 아래가 바로 해방촌이라는 생각이 안들었을까?


 

 해방촌의 길은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고 대부분 가파르다.
동네의 탄생배경 때문이겠지.
특별한 볼거리는 없고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서민마을의 분위기만....


 

 

 

남산중턱에 있어 해방촌에 오면 한강이 시원스레 내려다 볼 수 있을지 알았다.
그런데 아무리 다녀도 다 막혀 있다.
건물옥상으로 올라가면 보일지도 모르지만 고단한 삶의 모습을 살아온 동네의 역사만큼이나
고지대임에도 꽉곽 막혀있고 녹지도 나무도 없다.
유일한 녹지공간이던 해방촌 성당과 군계일학처럼 덩쿨에 싸여 있던 몇 집.
아마, 마을에서 푸른끼를 본게 이게 전부인거 같다.


 

오늘 수줍은음악회가 열리는 해방촌 빈가게.
얼럴뚱땅하다가 밝을 때 전경을 못찍어 홈페이지에서 옮겨왔다.
빈가게는 해방촌에서 좀 색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빈마을 철학으로 빈집을 운영하며

연계형태로 빈가게도 개설하여 공동체 실험을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서 이런 저런 행사들을 하는 것 같다.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는 '손님들의 집'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들어와서 어떻게 변해가고, 그들이 어떻게 이 공간을 활용하고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게스츠하우스는 변해갈 것입니다.
게스츠하우스는 비어 있는 집, 빈집입니다.
비어 있기 때문에 넉넉하게 누구든 맞아들일 수 있고, 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습니다>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빈마을 소개 중에서 발췌

해방촌 빈집/빈마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house.jinbo.net/xe/


 

 

빈가게의 수줍은 음악회.-일단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공간이 조금 있는 줄 알았는데 너무 좁고, 동네공동체공연인줄 알았는데 온 사람들은 거의 다 외부 젊은이들이다.
원래는 저녁때라 매상도 올려줄 겸 식사도 하고 이후 조용히 뒷구석에서 공연을 보고 오려 했는데
장소나 분위기가 계획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냥 갈까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고 밖에서 구경하기로 결정.


1부 회기동 단편선의 공연
가게 안이 사람들로 꼭 차 있다. 밖에서 나처럼 공연을 보기도 하고. 

좀 이상한 상황이었고 무키무키가 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게 더 편했다


 .
2부 원래 나의 해방촌 마실 목적인 무키무키만만수의 공연
역시나 실수도 하며 그냥 유쾌하게... 같이 놀 듯 즐겁게 공연한다.
밖에서도 그 분위기가 느껴지고 다들 옛날 락카페처럼 하나 되어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
무대도 없어 관람객과 공연자가 거의 얼굴을 맞대고 이루어지는 화기애애, 가족같은 공연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경찰차-아무래도 동네 한가우데이다 보니 시끄러웠나 보다.
여러 사람과 경찰과의 실갱이 속에서도 무키무키만만수는 계속 공연을 이어가고,
그러나 결국은 강제 진압(?) 당해 수줍은 음악회는 아쉬운 음악회가 되어버리고....



공연장의 한계때문에 무키무키만만수의 진가를 다 느낄 수 없어 많이 아쉬었던 공연
뭐, 언젠가는 또 보겠지.
그런데 이 친구들은 갇혀있는 공간에서보다는 거리나 야외락페스티벌 같은데서 마음껏 공연을 해야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가 있을것 같다. 


 

 

우리 무키무키 만만수의 공연전 연습 모습.
그리고 만났으니 기념사진 한장(왼쪽이 만만수 오른쪽이 무키무키)
애들이라지만 다 큰 처자들이라 나도 조심스럽고
나이 차이가 너무 나 그들도 조심스러워 이렇게 첫 만남은 어색어색....

(그래도 언제 손가락 V질은 잽싸게 했네. 지금 보니)


 

*무키무키만만수 인상비평
무키무키는 키도 크고 건강미가 철철. 에너지가 넘친다.
이런 분위기는 90년대 중반 종합병원의 탈렌트 신은경이와 작업할때 경험한 이후 처음이다.
그때 신은경이가  첫 인사할때 어이고, 이렇게 생고무처럼 탱탱한 애도 있나 그랬는데
무키무키도 꾸미지 않아서 그랬지 그에 버금가게 파릇파릇하다.
말도 소곤소곤 앳되게 하는데 공연만 하면 우찌 그리 확 변하는지??

 

만만수는 아직도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호호거리는 영락없는 서울깍정이스타일.
언뜻 보면 공주병에 순정만화나 볼 것 같은데
걸걸하고 특이한 목소리와 털털한 행동으로 중성적 매력을 발산하는지?

 

오늘 해방촌과 수줍은 공연을 보러 오게 한 무키무키만만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쓴
"뭐냐? 아, 미치겠다,-무키무키만만수" 라는 글을 참조(아래 링크)

http://blog.daum.net/lgy620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