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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담(私談)

겨울바다 / 약속

리매진 2026. 2. 7. 23:37

자주 듣는 것은 아닌데
겨울, 쓸쓸한 날이면 문득 떠올라 듣는 곡이 있다.

신달승 최은미 듀엣의  '겨울바다'.
기성가수의 노래는 아니고 83년 MBC 대학가요제(제7회) 동상 작품.
둘은 강원대표로 관동대 4학년 재학 중에 참가했다.

기라성같은 대학가요제 곡들에 묻혀 유명한 곡은 아닌데

듣고 있노라면 뭔지 모르지만 뭉쿨해진다.

나도 당시에는 놓쳤는데

세월이 한참 지나 진가를 알게된 곡이다

큰 기교없이 뿜어져 나오는 날것 그대로의 생음이
을씨년스러운 겨울바다를 그대로 닮았다.
흔한 가사와 대수롭지 않은 풍경묘사 같은데
그들의 목소리와 선율이 어울리면 이상하게 나를 울컥하게 한다.  
한번 들으면 꼭 두번 이상 더 들으며,
그들이 그렸던 겨울바다를 내가 거닐게 한다.

     *겨울바다 - 작사 작곡 : 신달승  / 노래 : 신달승 최은미


어느 늦은 겨울바다에
갈매기떼 슬피우는 이른 아침에
동이 트는 새벽별을 바라보면서
내 님은 떠나가느냐
님떠나 가는 길에 여운만 남아
님떠나 가는 길에 미련만 남아
늙은 어미 눈물 흘리네

아침바다 철썩이고 갈매기떼 여울지고
어허허 갈매기야
찬바람 몰아친 겨울바다여 겨울바다여
너는 왜 너는 왜 바다로 가나
큰 길도 저기 있잖니 큰 길도 저기 있잖니



또 하나 좋아하는 대학가요제의 곡이 있다.
1978년  mbc대학가요제(2회) 은상작 - '약속'
들, 바람, 구름, 그리고 노을이라는 그룹명으로 참가한
전남대학교 트리오(이해종 김용숙 김정식)의 곡이다.
그래도 이곡은 위 겨울바다에 비해서는 꽤 알려졌을 거다.

     *약속-작사 작곡; 김정식 / 노래 : 김정식 김용숙 이해종

 


음~음~음음음음~~~~
어느 하늘 밑 잡초 무성한 언덕이어도 좋아
어느 하늘 밑 억세게 황량한 들판이어도 좋아
공간 가득히 허무가 숨 쉬고
그리고 하늘 밑 어디에라도 내 시선이 뻗어
그 무한의 거리가 까무러 치도록 멀어서
혼자서만 외로워지는 그런 곳이면 좋아
거기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모르는 사람이 반가와지면 좋아
음~음~음음음음~~~~
운명처럼 뻗은 레일을 걷다가
우연히 부딪는 그런 사람이면 좋아
음~음~음음음음~~~~
혼자서 만은 외로운 공간
약속 없이 만나는 그런 사람을 위해서
나는 나는 나는 약속하고 싶어
그런 사람과 그런 사랑을
음~음~음음음음~~~~



그 시절 대학가요제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곡들이 매해 발표되었으니
입상작 리스트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거의 다 자작곡들이었으니
그시절 대학생들의 감성은 놀랍기만 하다.

내가 알기로는 위 두 곡은 따로 발매된 적이 없고,
오직 당시 실황 녹음본만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이렇듯 좋은 곡들을 그 나이에 발표하고서도 다들 초야로 돌아간듯. 

이제는 그 분들도 다 노년이 되었을텐데
그들은 당시 자신의 노래를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공교롭게도 두 곡은 내가 좋아했던 가수 둘의 노래제목과도 같다

박인희의  '겨울바다'와 이필원의  '약속'

다들 좋은 곡인데 느낌은 다르다.

박인희, 이필원의 곡들은 정갈하고 관조적이라면

대학가요제 곡들은 어정쩡(?)하지만 더 진지하다.

뭔지모르지만 절실함 같은게 더 배어 있다.

 

아래 영상은 대회 당시 라이브영상클립이다.
촌스럽고 조악한 화질이지만

그 속에서도 아름다운 청춘들의 순수한 하모니는 빛나고 있다.

저 청아하고 풋풋한 목소리는, 그리움이 되어

아득한 저 세상으로 끌고 들어가는듯 하다. 

 

     * 83 MBC 대학가요제(제7회) 실황중계 중에서(동상부문)

 

 


 

     * 78 MBC 대학가요제(제2회) 실황중계 중에서(은상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