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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LP이야기

소장LP이야기27-이정선/김태곤/이종만

리매진 2023. 5. 31. 04:16

이정선-나들이

김태곤-들국화

이종만-장돌뱅이/소금강에서.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노래들인데, 이상하리만큼 숙연하게 하는

위에 적은 곡이 들어 있는 LP음반들이다.

남녀의 사랑이나 이별, 아주 비극적인 서사를 담지 않았고

해탈의 경지에서 관조하는 듯한 노래들인데

왜 들으면 코끝이 찡해지는지.

노래는 온갖 감정이 절제되어 담백하는 듯 하나

그 끝에 울려오는 것은 단말마 같은 신음이다.

마치 자연의 한 부분, 무념무상의 경지를 수채화 그리듯 노래하는데

그게 단순히 목가적이지 않고,

묘한 고독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아픔이 느껴진다.


▣ 이정선 74-79(1978/예음사) ▣


Side A
1. 산사람
2. 세월이 가듯
3. 건널수 없는 강
4. 오늘 같은 밤
5. 내고향 언덕길
6. 나들이
7. 이리저리
Side B
1. 구름, 들꽃, 돌, 여인
2. 섬소년
3. 들꽃
4. 깃발
5. 불새야 동산으로
6. 오직 사랑뿐
7. 산에 산에는(건전가요)

한국 블루스 음악의 개척자 이정선의 초기 베스트 앨범이다.

이정선을 대중에게 알려지게 한 노래는 거의 다 수록되어 있다.

<나들이>는 그의 음악적 출발점인 포크와 블루스의 경계선에 있다.

이광조도 불러 그의 노래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 이광조가 부른게 더 알려져 있는듯 하다.

그러나 엄연히 이정선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거의 동시에 둘이 불렀는데

누구 음반에 먼저 수록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음반의 수록곡 중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깃발> <불새야 동산으로><나들이>만큼 좋아했었다.

 

*A6. 나들이-이정선(작사 작곡 노래)

 

 

발길 따라서 걷다가 바닷가 마을 지날 때

착한 마음씨의 사람들과 밤새워 얘기하리라

산에는 꽃이 피어나고 물가에 붕어 있으면

돌멩이 위에 걸터앉아 그곳에 쉬어 가리라

이 땅에 흙냄새라면 아무데라도 좋아라

~ 오늘 밤도 꿈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모습들

가다가다가 지치면 다시 돌아오리라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대의 정든 품으로


▣ 김태곤 모음집(1987/한국음반) ▣


Side A
1. 핑크빛 사랑의 디자이너
2. 그대는 한점 바람
3. 윈드 . 서∼핑
4. 송학사
5. 망부석
6. 아야, 우지마라
Side B
1. 어느 빗속의 연가
2. 바람과 검은 그랜드 피아노
3. 아리아리 아라리오
4. 들국화
5. 공 (空) ,그리하여 열반 (涅槃) 
6. 하늘높이 더 높이 (건전가요)

국악과 록, 포크를 결합한 퓨전 음악을 했던 김태곤의 작품집이다.

도포에 삿갓, 지팡이, 목탁까지 들고 노래를 할 정도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 상당히 문화 충격을 준 가수이다.

노래 제목이나 내용, 선율에 전통적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국악과 양악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이 음반은 모음집이라고 타이틀이 걸려있어

기존곡의 베스트 모음집 같지만 신곡도 다수 들어 있다.

<들국화>는 원래 81년도에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이 앨범에 재수록되었다.

 

*B4. 들국화-노래 김태곤 / 작사 작곡 박두호

 

 

무지개 피고 나뭇잎 피고 꽃 피고 웃음도 피고

무지개 지고 나뭇잎 지고 꽃 지고 웃음도 지고

엄마 부르던 아기는 들국화가 되었네

하늘을 가르는 은빛 날개는 내일을 보며 접어두노라.

 

무지개 피고 나뭇잎 피고 꽃 피고 웃음도 피고

무지개 지고 나뭇잎 지고 꽃 지고 웃음도 지고

강 건너 작은 등불은 풀벌레들 노래인가

하늘을 가르는 은빛 날개는 내일을 보며 접어두노라

 


▣ 이종만 1(1988/현대음향) ▣


Side A
​1.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2. 빨간 사과
3. 잡을수 없네
4. 이야기
5. 지난날의 우리는
Side B
​1. 장돌뱅이
2. 단 하나의 사랑
3. 한번 웃어봐
4. 어디든지 난 떠나리
5. 하루

전설적인 <참새를 태운 잠수함>이라는 모임의 멤버이기도 했던

이종만의 데뷔앨범이다.

<참새를 태운 잠수함>은 창작 포크노래 모임으로

소장LP이야기8-명혜원 청량리부르스포스팅에서 이미 거론했다.

김민기, 김태곤, 정태춘, 유한그루, 곽성삼, 한돌, 전인권, 강인원, 명혜원,

이종만, 남궁옥분, 강인원 등이 거쳐갔는데

이종만은 이들과 비교하면 데뷔가 상당히 늦은 셈이었다.

<장돌뱅이>란 곡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 하다.

그 서정적인 가사와 여린 선율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달빛아래 하얀 메밀밭이 펼쳐지고,

그곳을 타박타박 걷고 있는 장돌뱅이의 뒤를 내가 따라가는 듯 하다.

 

*B1. 장돌뱅이-노래 이종만 / 작사 최종욱 / 작곡 이종만

 

 

메밀꽃이 피어날 무렵 타박타박 나귀를 타고

장을 따라 사랑 따라서 오늘도 떠나를 가네

어느 사이 둥실 달은 뜨고 저 건너 빨간 등불이

쓸쓸한 장돌뱅이 마음만 설레이누나

어여 가자 사랑아 딸랑딸랑 방울 울리며

저 산 넘고 개울 건너서 님을 따라 사랑 따라서

 

산허리로 달님은 걸쳐 메밀꽃잎 푸르게 젖어

푸른 달빛 숨이 막힐 듯 옛사랑이 그리웁구나

애닯은 이내 사랑이 꽃잎 속에 떠 울고

딸랑딸랑 방울 소리만 달빛 속에 흩어지누나

메밀꽃이 피어날 무렵 타박타박 나귀를 타고

장을 따라 사랑 따라서 오늘도 떠나를 가네

오늘도 떠나를 가네


▣ 이종만 2(1989/오아시스레코드) ▣


Side A
1. 신사와 청바지
2. 난 노래하고파
3. 소금강에서
4. 푸른하늘 
5. 가세요
Side B
1. 언제인가
2. 오랫만에 만난 친구
3. 하얀눈이 오네요
4. 동네 꼬마들
5. 고향

2집에서도 <장돌뱅이>처럼 풍경을 노래로 그린 듯한 곡,

<소금강에서>를 수록했다.

이 곡을 들으면 휘청휘청 그 경로를 따라 마치 소금강에 가는 듯하다.

스케치하듯 경로를 묘사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선율과 목소리에 우수가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소금강을 가면 왠지 쓸쓸하고 처연해지곤 한다.

소금강이 그렇게 작은 산도 아니고, 아주 알려지지 않은 곳도 아닌데

이런 노래의 소재로 삼은 것을 보면

이종만은 소금강에 특별한 사연이 있는듯 하다.

 

*A3. 소금강에서-이종만(노래 작사 작곡)

 

 

사천 지나가보세 연곡 지나가보세

소나무 숲 사잇길따라 바람따라 가보세

꼬불꼬불 작고개 넘어 넘어 가보세

굽이 굽이 흐르는 계곡 계곡따라 가보세

바람이 부는 풍경에 나그네 맘이 서럽네

수줍은 초생달빛에 나그네 맘이 푸르네

감나무의 까치밥 철이 지난 소금강

인적없는 계곡길 따라 길을 가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