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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2020년 4월, 세상이 변하다

리매진 2020. 4. 21. 04:44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는 내 생각보다 더 놀라왔다.
마침내 확실히 판이 뒤집힌 개표결과.


선거결과를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정도의 선거 결과가 내 생애에 나올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껏 소위 말하는 보수쪽계열(현재의 빨강)에 투표한 적은 없다.
그런 투표성향을 보이면서 나는 늘 소수쪽이라 생각을 하였다.
어쩌다 한 두번 이겨도 그러려니 하였고,
강고한 보수쪽계열의 진영은 내생애에 무너지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변인지 순리인지 모르지만 판이 확실히 뒤집어졌다.
그런 일이 마침내 일어났다. 아, 세상은 이렇게 변하기도 하는구나.


국회의원 지역구 당선현황지도를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빨간쪽이 우습게도 내가 주로 여행가는 목표지역이거나
희망하는지역이었던 것이다.
서울이나 호남, 제주는 특수한 경우이니까 제외하고,
내 취향이 대도시를 여행목적지로 삼는게 아니어서
빨간쪽도 부산, 대구, 울산을 제외하니

기막히게도 나머지 빨간지역이 내 여행선호지역과 거의 일치한 것이다.


인천지역에서 여행으로서 제일 많이 간곳이 강화쪽인데 따악 그 한 쪽만 빨갛다.
경기에서는 포천, 연천, 가평, 여주, 양평이 일순위인데 그쪽이 빨갛다.
강원은 당연하고 경북도 그렇다.
(사람들은 강원도를 오지라고 하는데 의외로 경북 북부지방이 더 오지스러운 경우가 많다)
충남의 서산, 태안, 청양, 보령, 서천 등과 충북의 내륙지역 대부분,
경남의 도시 이외의 내륙과 해안지역도 내가 호감을 갖는 지역들이다.




여행목적지의 선정기준은 무엇일까?
나같은 경우는 나와는 다른 세상, 뭔가 이쪽과 단절되어 딴 세상에 온 듯한 곳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거기에 나는 오지인 곳을 더 좋아한다.


이런 결과에 신기해 하며 다시 지도를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주 주관적이고 근거가 없을 수도 있는 추론이지만
그쪽은 혹시 세상과 거리를 두고 단절되어
시대가 변해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인가 하고....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전근대적인 사고로 자연에 묻혀 문명화되지 못하는
폐쇄적 사고가 지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보가 상호전달되고 개방된 사고로 세상은 변해가고 있는데
아직도 고루한 폐습을 진리인양 부여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생각은 내 여행습성과 선호지역 이유가
공교롭게도 빨간쪽과 거의 일치하여 그것에 대입한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오해없으시길....


근대 최고의 문명국이었던 영국에서 여성들이 투표권을 가진 것은 1928년이다.
현대 최고의 문명국이라는 미국에서 흑인들이 투표권을 가진 것은 1965년이다.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불과 100년 전도 아닌 시기에 사람들은 그런 불평등을 당연시했고
사회적 합의(?)는 그런 불평등에 동의했다.
그 때는 그래도 되는 시대였고,
어떤 사람들은 그게 정의라고 주장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불의라고 항거했다.
그동안 역사는 흘렀고 시대는 변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불평등을 주장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변했다.




2020년 4월, 사람들은 이런 선택을 했다.
언뜻 지도를 보면 빨강이 다수인듯 하지만 들여다 보면 파랑이 다수인 세상을,
더디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었나 보다.
그 선택을 우리가 했고,

그 선택이 부디 바른 선택이며,
사회를 더 성숙하게 하는 선택이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