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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리는 날-이제는 볼 수 없는 그들

리매진 2018. 7. 28. 03:46

 


많이 더운 날. 꼼짝하기 싫은 날. 그래도 움직여야 했던 날.
무더위에 나와 다른 곳의 사람들과 눈맞춤을 하다.

 


노회찬의원의 조문을 더위에 미뤄두었는데,

그래도 가야되지 않나 하여 연세대 추도식장을 가기로 하였다.
생각해 보니 아쉬운 고인이 또 있어, 그냥 하루 마음 먹고 그들을 찾아가 회고하였다.
어느 여름 날 오후가 어쩌다 보니 추모의 순례가 되었다.

 

 


친구. 10여 년 전에 다른 세상으로 갔다.
법 없이도 살 친구. 다른 사람들에게 독한 이야기 한 번 못할 것 같았던 친구.
여린 마음에 순하기만 했던 이 친구의 비보에 난 많이 울었었다.


흑석동 성당 한켠에 봉안되어 있는 그 친구를
그동안 한번도 안 찾아본 것 같아 잠깐 들렀다.
조그만 목궤에 사진도 없는 그 명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왔다.
얼굴은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특별히 슬프지는 않았다.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까? 어쩌면 이렇게 우리도 서서히 잊혀지나 보다.
그래도 너는 좋은 친구였다. 가끔 올께.

 

 

 


전 주에 돌아가신 사회선배의 사모님과의 만남.
일 관련으로 만난 사회선배인데 전 주에 밤 1시 쯤에 부고를 접했다.
전 날 늦게 돌아가시고 다음 날 바로 발인이라 하필 그 기간에 다른 일이 있어 가지 못했다.
전화만 사모님께 드리고 평정을 찾으실때 쯤 찾아뵐려고 했는데
이제 삼우제도 지났으니 좀 여유가 있지 않나하여 뵈었다.


좀 나하고는 가치관이 맞지 않은 분이었는데
이 분이 이상하게 나에게 무한신뢰를 보냈었다.
사모님도 나에게 신경을 써 주시고....
언뜻 보면 무척 건강하고 체력도 좋아 이분은 나보다도 더 오래 살 것 같다 생각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나보다 빨리 다른 세상으로 가셨다.
세상을 보는 방식이 나와는 많이 달라,

일이 생겨야만 만나는 편이어서 그냥 무덤덤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에게 호감을 주셔서 그런지 감정의 요동이 꽤 있다.
참, 나이차가 많은 건 아니고 4살차이.
아직은 저 세상을 가기에는 이른 나이인데, 그저 황망하기만 하다.

 

 

 

 

 

 

 


노회찬의원 추도식. 연세대학교 대강당.
백양로 따라 나처럼 총총 추모의 발길들이 이어지고, 대강당 앞에 도착하니 밖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대강당이 더워서 밖에서 하나보다 했는데, 이미 강당 안은 꽉 차 이렇게 다들 밖에 있단다.

 

 

 

 

 

참 특이한 캐릭터의 정치인.
이만한 정치인이 또 나타날까?
주류에 편입되었으면 더 세속적인 명성을 얻었을텐데
끝까지 비쥬류에 남아있으면서 배제된 사람들을 위하여 노력하셨던 분.
그 노력의 결실을 위하여 더 일을 해야될 사람인데, 그는 이렇게 허망하게 갔다.

 

 

 

후덥지근한 더위에 수많은 인파로 땀냄새 가득한 추도식.
결코 쾌적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냄새와 온갖 복장의 각양각색의 사람들.
어쩌면 그는 이렇듯 열악한 환경에서 온갖 사람들의 땀냄새을 직접 맡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지지도 모르겠다.

 

 

 

 

 

 

 

백양로 곳곳, 대강당을 향한 곳이면 사람들은 그 곳을 쳐다보고
모두들 그를 그리워 한다.
누군가는 눈시울을 적시고, 누군가는 한숨을 쉬고, 누군가는 담배를 피고......

 

 

 

 


내려오는 길,
12년을 이어온 KTX여승무원 복직투쟁자의 인터뷰가 계단에서 진행되고,
후배 놈 하나는 1인시위하고 시청 앞에 있다고 들르라 한다.
나는 노회찬이 아닌데. 당신이 필요한데.
당신은 가고 별 쓸모없는 나는 이렇게 물끄러미 그들을 보며 잘되기만 바라고 있다.

 

 

*[소연가 락버전] 고 노회찬 대표님 추모곡

-노회찬의원이 만든 곡이라는데 왠지 슬프다

-중간에 노의원이 육성으로 노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