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블로그 폐쇄로 TISTORY에 이주당함 자세히보기

*사람

온 몸으로 분위기까지 전달하는 수화통역 재능기부단

리매진 2017. 1. 7. 03:20



수화는 손짓으로만 하는게 아니었다.
아놔, 수화에 이리 감동할 줄이야.


나는 그동안 수화라는게 공식화된 손짓으로 알고 있었다.
일종의 약속된 손놀림이 기호가 되어 그 조합으로 언어가 되는 거.
군대에서 수신호 보내는 것의 상향된 버전이랄까.
그 틀에서 좀 더 복잡하고 많은 양의 단어들을 손으로 표현하는건가 보다 생각한 것이다.
정형화된 자음과 모음이 조합되어 글자를 만드는것처럼
약속된 기호의 조합으로 단어를 만들어 보내는,

일종의 수학공식같은 일을 손짓으로 하나 보다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영상우축 하단의 수화통역자에 주목하며 공연실황을 하나 보자


*여성 락가수 "마야"의 진달래꽃과 수화



수화라는 게 이번에 보니 그 이상의 행위였다.
온 몸으로 단어만이 아닌 분위기까지 전하는게 아닌가?
손짓만이 아닌 온 몸과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그들.

소리를 몸짓으로, 감정마저 수화로 표현하여 전달하는 놀라운 사람들...


단어만이 아닌 분위기까지 전달하려는 수화통역사들...
그들의 생각지도 못한 현란(?)한 액션들에 감동을 받았다.


*SBS 비디오머그-수화계의 '흥부자' 촛불집회 화제의 수화통역사



“정보습득 권리와 듣는 대신 볼 권리를 위해서
 많은 통역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어통역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처음 집회때부터 있는 건 아니고
청각장애인들이 소수이지만 집회에 참가하였는데

이들에게도 정보를 줘야되지 않나하여,

뜻있는 수화통역사들이 주최측에 건의하여 등장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른바 "촛불집회 수화통역 재능기부팀"의 결성.

그리고 수화통역사 여러 명이 자원봉사로 그동안 계속 참가하여 왔다고 한다.


무대위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무대 아래에서 보조하는 사람이 또 있고,

청각장애인들과 계속 같이 움직이며, 수화통역을 해준다고 한다. 


*신대철, 전인권의 아름다운강산+미인과 수화

-고맙게도 노컷뉴스에서 조그만 수화부분을 확대한 영상을 올려놓았다



가수가 되다가, 기타리스트가 되다가, 국악연주자가 되다가 마임이스트가 되다가
저러다 쓰러지지 할 정도로 정말 열정적으로 이 분 수화를 한다.
가사가 없는 부분은 좀 쉴 줄 알았는데 그 시간도 쉬지 않는다.


이번 곡은 신대철이 편곡하며 다양한 악기와 세션을 가미하며,

아주 긴 시간을 간주부분으로 여러 번 삽입했는데 그 때가 이 분 더 바쁘다.
악기와 음들이 너무 여러가지라 더 할 일이 많은 것이다.

여러 소리에 순간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 분위기를 어떻게든 전달하려고,

어찌보면 안타까울 정도로 정성들여 수화로 표현한다.


추운 날씨에 순간적으로 콧물을 훔쳐가며 하는 그 열정의 손짓.
어쩌면 그 무대의 가장 열정적인 출연자는 수화통역하는 그분들 같기도 하다.
모든 능력을 다 짜내어 묘사하는듯한 분주한 액션,

그것을 보다보니 내가 더 숨차고 몸에 경련이 일어난다.
몇 번이고 그 쉼없는 움직임과 표현술에 감탄하며 미치겠다를 연발했다.


*어쿠스틱밴드 '신나는 섬'의 망원동 로마니와 수화



심지어 가사하나 없는 연주곡도 수화로 소화시킨다.
설마했는데, 이게 가만히 보니 음악과 맞아떨어진다. 아, 미치겠다.


특별히 잘 생기지도, 예쁘지도 않고, 특별히 몸매도 뛰어나지 않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의 모습.
그모습으로 그 어떤 걸 그룹의 댄스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적인 액션을 선사하는 사람들.
몸이 무기가 되어, 재능이 되어,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전달하려는 몸부림.
청각장애인들의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모르긴 몰라도 그들의 혼신을 다해 전달하는 정보는

분명 몸짓이 아닌 소리가 되어 내가 들은만큼 전달해질 것 같았다.
텍스트의 정보만이 아닌 그 분위기까지 그대로......
그정도의 열정이라면 청각장애인 그들도 나와 같이 선율의 감흥에 젖어들 수 있을듯 하였다.


무언의 아티스트,

수화통역사들은 어쩌면 단순한 정보전달자가 아닌 만능엔터테이너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모든 것을 몸짓, 손짓, 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예술가.

아니 막힌 귀를 뚫어 흥겹게 들으며 춤추고 즐거워하게 하는 그들은

어쩌면 마술사인지도 모른다.


장애, 비장애를 넘어 똑같은 세상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그들....

그 몸짓은 그 어떤 안무보다도 아름다웠고,

그 마음은 그 어떤  사람보다도 존경스럽다.


*가수 "마야"의 락버전 뱃노래와 수화




<관련기사들>


*청각 장애인들에게 100만 함성 전하는 박미애 수화 통역사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12/17/20161217000711.html?OutUrl=daum


*범국민행동 영상 통해 주목 받는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수화통역 재능기부단'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73643&CMPT_CD=P0001


*광화문 촛불 ‘신스틸러’ 수화통역사 최황순 씨

http://www.vop.co.kr/A00001107186.html


*손짓으로 들어요…촛불집회 수화통역사

http://www.mbn.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142870


==============================3월 13일 추가====================================


수화팀과의 완벽한 협연.

이들은 백 댄서가 아니다. 백코러스 팀도 아니다.

그런데 수화팀과 이런 무대가 가능하다니....

마치 잘 짜여진 한편의 쇼,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