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나는 특별한 모임이 있거나 업무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한번 간 곳을 몇 년안에 가는 것은 드물다.
요즘은 자주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가볼 곳도 많으므로...
그런데 진도는 작년에 해안일주도로를 타고 한번 둘러 본 곳이다.
*작년의 여행 기록-진도의 해안길 따라 낙조까지
http://blog.daum.net/lgy6203/130
아마도 당분간은 갈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갔다.
다들 알다시피 세월호 침몰사건의 슬픈 현장이어서다
바다를 보며 통곡하는 유족들의 목매임이 선연히 남아 있는 곳. 팽목항
부디 이 발걸음이 천박한 호기심이 아니길 바라며 간 그곳은
그 슬픔을 아는듯 모르는듯 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을 나에게 선사했다.
팽목항은 진도의 맨끝 남단에 있다. 도착시간은 거의 석양무렵.
언덕을 넘어 아래로 팽목항이 펼쳐질 때 아래를 내려다 보며 무심코 뱉은 말.
젠장 왜 이리 아름답냐?
그리고 그곳에서 석양을 보며 괜히 아름다워서 서러웠다.
저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애타게 불렀을 이름들.
그리고 그 기다림의 끝에서 차다찬 시신을 확인해야했던 분들.
바다는 말이없고 날마다 석양은 저리 아름답게 물들었으리라. 오늘처럼.
생사의 소식도 없이 바다는 언제나처럼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그 풍경을 보며 오열해야했던 사람들-그리고 그 무기력한 하루에 한스러웠을 사람들의 애절함.
유족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다는 내가 찾아간 날도 붉은 석양아래
그저 아름단운 낙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나는 문득 그 풍경이 아름다워서 서러웠다.
살아서 보자던, 구조 좀을 말하던 꽃다운 아이들이 이 아름다운 풍경속에 사라진
기막힌 현실에 가슴 아파하며.....
*단원고 2학년3반 박예슬 미공개영상 "살아서 보자"
http://www.youtube.com/watch?v=dVEfPP8zLLc&feature=player_detailpage
아직도 그 바다를 보며 수습하지 못한 유해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직도 그 죽음에 책임을 지지못했다.
그리고 자꾸만 변명을 하려한다. 말로만 안타까워 하려한다.
저 팽목항의 붉은 노을 아래 다시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할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이제 변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게 그 많은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이고,
살아있는 자들의 죽은 자에 대한 예의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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