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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수고했다 30년. 잘가거라 약수고가.....

리매진 2014. 7. 30. 00:31

 

서울시내 곳곳에서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있다.
한때 성장을 위한 도구처럼 이곳저곳 건설되었던 고가도로들이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 철거되고 있는 모양이다.
청계고가도로를 비롯하여 돌아가는 삼각지의 전설적인 고가도로에서, 아현고가도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마침내 약수고가도로도 철거에 들어갔다.

 

 

 

내 젊은 날 직장생활의 메인통행도로였던 약수고가도로
처음 이 고가도로를 언제 통행하였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어쨋든 나는 거의 이길로 출퇴근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이 고가도로 중간에 몇 시 몇 분까지 도착하면 그날은 지각을 안하고
밀리는 느낌에 따라 머리속으로 회사도착시간을 계산했던 기준이 되었던 곳.
그리고 이 고가도로에서 좌우를 살피다가 지금 사는 아파트를 발견하여 이사하고
지금까지 이 고가도로와 인접한 곳에서 살고 있다

 

 

 

뭐든지 있다 없어지면 아쉽지 않겠느냐만은
다른 고가도로에 비해 약수고가도로는 이렇듯 내 인생에 좀 각별하여
철거하기 시작한 날 그 도로 위에 올라가보았다.
숱하게 차로만 건넜던 곳을 처음으로 도보로 걸어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그런데 이 첫걸음이 이 고가도로와는 작별의식이네.

 

 


그런데 이 고가도로가 30년 정도 밖에 안된 것이란다.
60년대 정도에 건설되었을 줄 알았는데 1984년에 완공된 거.
내 기억에도 80년대에 이 길을 가 본적은 없는 것 같다.
동호대교도 그 쯤에 건설되었나???
그러고 보니 옛날에 강남 다닐때는 한남대교로만 다녔던 것 같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있을 것 같던 내 주변의 것이 또 하나가 사라진다.
좋은 일이라니 거부할 생각은 없으나,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

긴 기간을 나의 아침과 저녁에  항상 함께 한 길-내가 변하듯 너도 변하구나

 

그래. 수고했다 30년. 잘가거라 약수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