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블로그 폐쇄로 TISTORY에 이주당함 자세히보기

*사람

고수경-참 작고, 똘망똘망한 사람

리매진 2022. 2. 20. 04:47

어디에선가 어느 시간에서인가.
장소도 시간도 중요치 않다.
가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
그러면 기분이 좋다.

얼마 전에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그런 사람 한 명을 만났다.
참 작고, 똘망똘망한 사람을.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다큐멘터리 정보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4522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열 명의 `평화하는` 청년들, 레츠피스. 
드럼통 같은 북을 허리에 매고 희망찬 여행을 떠난다. 
경계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고, 춤추고 북을 치며 노래하는 여정. 
목포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베를린까지 이어지는 피스 로드!   
여덟 번의 여행과 아홉 편의 글, 그리고, 노래! 
Let’s Peace!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우리를 위한 노래를 부르자!

프로젝트의 과정을 로드무비처럼 보여주고 중간중간 인터뷰도 나오는,
풋풋한 청춘들의 여정이 미소를 짓게 하는 다큐멘터리영상이다.
딱히 주인공이 있는 것은 아닌데(어쩌면 모두가 주인공)
그 중 한명이 자꾸 시선을 끈다.

 

자막에 고수경이라고 써 있다.
"큰 북! 수두루를 치고 있는데. 원래 그렇게 큰 거를 들 수 있는 몸은 아닌데
큰 울림을 내는 소리를 한번 내 힘으로 내보고 싶어서
그 악기를 끙끙대며 잘 치고 있어요.
그렇게 몸 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땀을 흘리고
시간을 들일 수 있는게 되게 좋아요."

고수경. 대견한 사고방식의 사람이네 하고 주시하였는데
이 사람 갈수록 매력있다.
참 밝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배려할 줄 아는 게 몸에 배여 있는 것 같았다.
어느 장면에서나 자그미한 몸은 이내 묻혀버리지만, 
그래도 행동 하나하나, 말들마다 건강함이 묻어 나온다.
바른 생각과 맑은 열정이 내뿜어져 그 기운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 했다.

 

제일 오른 쪽이 고수경이다

로드스꼴라라는 곳이 있나보다.
홈페이지에 가보니 로드스꼴라는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는 여행학교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청소년들에게 여행을 매개로 대안교육을 하는듯 한데
고수경도 그곳 출신이고 수료후 주말교사를 하는 것 같다.


그녀가 자기 팀 후배들을 데리고 광화문 난장에 가서 하는 말.
"공간을 사용하는 건 마음껏 사용하셔도 되요.
같은 곳을 바라보고 굳이 춤을 추지 않아도 되요.
서로 마주보고 춤춰도 되고."

 

나는 그녀에게서 흘러나온 이 말이 이상하게 좋았다.
획일화 되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후배들을 존중해 주는.

그외에도 그녀의 인터뷰가 몇 번 더 나오는데
또박또박한 그 말들에는 뭔가 진중함과 기품들이 묻어난다.
그 나이에 저 정도의 생각을 가졌다는 것에 저절로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고 노숙한 느낌은 아니고, 행동은 무척 귀엽고 발랄하다.
눈에는 장난끼가 가득하고 입가에는 항상 미소가 감돈다. 
눈은 초롱하고 몸짓은 더없이 날렵하다.

 

요즘 입만 살아서 달변이 지식인양 실력인양 뽐내는 세상에,
지성도, 인문적 소양도 없이 편협된 지식으로 나불거리는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에 무척 기뻤다.

조금 조사해 보니 고수경은 나이가 현재 20살 부근인 것 같다.
청춘이 아름다운 건 이런 모습이어서이지 않나 하게 하는 사람.
고수경-그녀에 대한 특별한 정보는 없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녀에게서 더없이 건강하고 맑은 기운을 받았다.
그리고 그 모습들에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나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마주칠 일도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을, 바람직한 사람을,

생기발랄하고 의욕에 넘치는 청춘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었다.